‘마녀사냥....’
마녀사냥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거라고는 유럽에서 마녀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거. 그거 하나였을 뿐 별 다를 바 없었다.
책도 얇고 깔끔한 배색에 표정 없는 그림들이 내 손이 그 책에 닿도록 했다.
16세기 유럽. 피오르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 들판 위로 에스벤이 정신없이 도망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마녀로 몰린 에스벤의 어머니가 화형대에서 죽은 그 사실을 목격한 후 자신을 잡으러 오는 마을 사람들을 피해 숲 속의 한스라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게 된다. 한스도 에스벤의 어머니처럼 사람들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식량을 받던 사람이었다. 에스벤은 수영하고 낚시를 하며 숲과 하나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는 한스에게 자신과 어머니가 겪은 비극적인 사건을 한스에게 말을 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에스벤 모자에게 마을 사람들을 치료해준 대가로 얼마 되지 않는 돈과 먹을 것을 받곤 하던 어머니가 마녀로 내몰린 것이다. 목사님이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둘러 협박을 해서 마녀라고 어쩔 수 없이 말을 했다. 그래서 화형대에 오른다. 그리고 어느 날, 마을 사람들이 한스를 잡으러 왔다. 한스는 에스벤을 도망치게 한다. 난 책이 너무 짧은 탓에 40분 만에 읽어 내렸다. 그래서 그런지 머릿속에서는 허기진 듯 빈 기분을 그칠 수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 봤다. 이 시대의 사회적 배경을.......
‘15세기에서 17세기, 유럽에서는 수십만에서 수백만으로 추정되는 무고한 사람들이 마녀 사냥으로 목숨을 잃었다. 마녀라는 꼬리표는 곧바로 죽음을 의미했다. 인두로 지지기, 사지 잡아 늘이기, 물고문, 태형 등의 온갖 고문이 가해졌고, 결국은 억지 자백과 화형으로 귀결되었다.’
이 책은 한 소년의 금방 휘어잡을 수 없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난날 유럽을 휩쓸었던 마녀 사냥의 참상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책을 덮을 땐 그저 빈속을 채울만한 요기 정도로 인터넷을 찾아 봤지만, 당시 유럽의 사회상을 알아본 후는 정말 따끔한 아픔의 전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요즘에 한 사람에 의해 마구 벌어지는 살인 같은 경우도 마녀 사냥에 비할 수 있지 않을까. 한스의 도움으로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된 에스벤. 성장소설의 절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차이에 대한 존중과 관용을 일깨우는 덴마크 문학.......
우리 일상과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는 마녀 사냥꾼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언젠가는 그 한마디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이 독후감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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