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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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진천여중 | 등록일 | 12.12.01 | 조회수 | 248 |
성탄제
김종길
어두운 방 안엔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로이 잦아드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있었다. 그날밤이 어쩌면 성탄제 의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새 나도 그 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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