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성중학교 로고이미지

25.정혜원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생물체와 대화하기
작성자 정혜원 등록일 15.05.12 조회수 60

 생물체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말? 아니면 진정성? 저번 주 토요일에 직접 생물체와 대화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풀잎들 사이에 예쁘게 핀 노오란 민들레 한송이를 발견했다. 풀들 사이에 민들레가 딱 한송이 있으니 완전히 민들레의 무대 같았다. 무작정 민들레와 대화를 위해 앉아서 민들레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15분 쯤 지났을까, 무작정 쳐다보고있는 내가 부담스러운지 민들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방법을 좀 바꾸자 라고 생각을 했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말로만, 또는 마음속으로 접근하는 것 이외에도 접촉을 하는 것도 대화가 될 수 있다. 민들레의 줄기부분부터 슬쩍 손을 갖다 댔는데, 민들레가 파르르 떨렸다. 민들레가 떠는 건 아닌 것 같고, 나의 손이 떨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많이 긴장을 하고 있었나보다. 파르르르르.

 민들레와 대화하기 30분이 지났다. 결국 나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못했지만 민들레의 마음을 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무작정 대화를 시도할 때는 민들레도 부담스러웠을 수 도 있고, 별로 하고싶지 않았을 수 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후에는 접촉까지 시도했으니 민들레가 얼마나 싫었을까.

 미안해 민들레야.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바람이 맨날 치고, 부딫히고 싶지 않은 풀잎들과 항상 부딫히면서 짜증난 너의 심정을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너처럼. 바람과 풀잎들에게서도 굳세지고 싶다. 단단해지고 싶다.

이전글 탐구토론대회
다음글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