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체와 대화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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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혜원 | 등록일 | 15.05.12 | 조회수 | 60 |
생물체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말? 아니면 진정성? 저번 주 토요일에 직접 생물체와 대화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고, 풀잎들 사이에 예쁘게 핀 노오란 민들레 한송이를 발견했다. 풀들 사이에 민들레가 딱 한송이 있으니 완전히 민들레의 무대 같았다. 무작정 민들레와 대화를 위해 앉아서 민들레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15분 쯤 지났을까, 무작정 쳐다보고있는 내가 부담스러운지 민들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제는 방법을 좀 바꾸자 라고 생각을 했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말로만, 또는 마음속으로 접근하는 것 이외에도 접촉을 하는 것도 대화가 될 수 있다. 민들레의 줄기부분부터 슬쩍 손을 갖다 댔는데, 민들레가 파르르 떨렸다. 민들레가 떠는 건 아닌 것 같고, 나의 손이 떨리고 있었던 것 같다. 나도 많이 긴장을 하고 있었나보다. 파르르르르. 민들레와 대화하기 30분이 지났다. 결국 나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못했지만 민들레의 마음을 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무작정 대화를 시도할 때는 민들레도 부담스러웠을 수 도 있고, 별로 하고싶지 않았을 수 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후에는 접촉까지 시도했으니 민들레가 얼마나 싫었을까. 미안해 민들레야. 내가 너무 이기적으로 생각한 것 같다. 바람이 맨날 치고, 부딫히고 싶지 않은 풀잎들과 항상 부딫히면서 짜증난 너의 심정을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너처럼. 바람과 풀잎들에게서도 굳세지고 싶다. 단단해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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