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돼지 당신은 고기. |
|||||
---|---|---|---|---|---|
작성자 | 김동현 | 등록일 | 15.03.05 | 조회수 | 20 |
*본 작품은 한용운 시인의 '나룻배와 행인'을 패러디한 일단...오리지날. 나룻배와 행인 한용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글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나는 돼지 당신은 고기. 당신의 부재는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먹고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나는 당신을 먹으면 화나고 짜증나고 지겨워도 버텨냅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공부를 하고 청소를 하며 아침부터 저녁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먹어 갑니다. 나는 돼지 당신은 고기. |
이전글 | 영식이에게 |
---|---|
다음글 | 휘날리는 머리카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