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Birthd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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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권준하 | 등록일 | 16.03.15 | 조회수 | 52 |
“짜증나는 계집.” 어째서일까, “왜 너 따위를 태어나게 해서, 쯧…….” 내게 어떤 문제점이 있던 걸까. “저, 저. 또 눈을 부릅떠? 어디서 감히!” 살고 싶다는 아주 조금의 본능이 남아있던 걸까. 그녀가 휘두르는 몽둥이를 피해버렸다. ‘아,’ 이제야 생각났다. 아니, 처음부터 망각하지 않았다. 단지, 본능이 앞설 뿐이었다. 퍽, 휘두르는 둔기에 누군가 맞는 듯 한 둔탁한 소리와 함께, 머리에서 흐르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그 후 내 시선은 어딘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그대로 어두워졌다. ‘왜? 어째서?’ 라는 안일한 생각이 머릿속을 뒤덮었다. 이유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에게는 그저 화를 풀 대상이 필요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울함에, 좌절감에, 몸은 분노했다. ‘아, 또 때리는 걸까.’ 아팠다, 그러나, 아프지 않았다. 몸의 고통보다, 심리의 묵묵함이 앞섰다. 이대로 하루, 또 하루. 버텨내면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아니, 그때까지 살 수는 있을까. ‘살고 싶어…… 아프고 싶지 않아…… 날 지켜줘…….’ 눈물이 흘렀다.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 끝없는 눈물이 흘러 나왔다. [살고 싶어?] 한 순간이었다. 단 한 순간의 짧은 목소리가, 내 모든 의식을 사로잡았다. 쓸데없는 발악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기껏 생긴 희망을 조금이라도, 그 끝이라도 붙잡고 싶었다. 이미 모든 체력은 사라졌고, 온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눈물이 난 것도, 어쩌면 기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내게 남아있는 희망에 모든 것을 걸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조금 남은 체력도, 앞으로 회복할 체력도, 단 한 마디에 집중했다. “……싶어…….” “살고…… 싶어……!” “……좋아, 내 손을 잡아.” “내가 널,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줄게.” “오늘은, 네 생일이잖아?” ‘Happy Birthday. 그리고 다시 태어난걸, 축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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