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달 10월이 여러분들의 가족 모두에게 풍요로운 삶의 에너지가 되길 기원합니다.

초가을

가을볕, 하늬바람이

산야의 곡식, 황금빛으로 물들게 하고

서로 다른 모양과 색깔로 야무지게 여물게 하는데

아직, 대지를 추색으로 갈아입기엔 녹녹치 않으나

그 감칠맛으로 풍요로운 가을을 익히려 한다.

추분 지난, 구절초꽃 우윳빛은

어두운 초가을밤 밝혀, 나그네 가는 산길 밝혀 주는데

가을비 들녘에 떨어지는 소리는

또랑물 소리와 하모니가 되어

가을을 잔잔히 뒤흔들려한다.

가을 산이 주려는

만물의 넉넉함은 포근한 삶의 쉼터가 되고

이제나 저제나 변함없이 새로운 생명체를 잉태시키며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와 나뭇잎 구르는 소리는

삶의 사색이 되고, 발현의 에너지를 주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