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반

    개똥이, 그리고

  개똥이아빠가 사는

개똥이마을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4명 / 여 11명

' 개똥이네 가을 편지 '

이름 김지환 등록일 24.11.21 조회수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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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동안 계속되던 따스한 가을날을 뒤로 하고 바람도 서서히 겨울의 첨병에 섰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년에는 이르면 지금쯤 첫눈이 오기도 했었는데...

김장철인데 가정엔 맛난 김장 잘 담그셨나요? 저는 이번 주말이 사뭇 긴장됩니다.

 

 개똥이네 가을잔치는 이것 저것 풍성하게 마쳤습니다.

또, 현재 진행중인 독서이벤트를 겸해 아이들이 책을 틈틈이 읽고 있습니다. 

동화책 하면 유치원 때나 1, 2학년 때 읽는다고 생각하지만 고학년이나 어른들에게 맞는 동화책도 꽤 있어요. 그림과 함께 읽다보면 그 의미도 각별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4학년에 맞는 동화책도 선별하여 학급문고에 올려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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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미션 1호 통과자 민석이 독서카드. ^^ 축하해~~~


 예전과 비교하면 요즘 아이들은 문해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자를 실시간 주고 받고 이모티콘으로 표현하는 일이 일상이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영상이 범람하는 스마트한 세상에, 외려 아이들은 글을 읽고 제대로 이해하고 구성하는 능력은 떨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시각적이고 직관적인 영상을 시시각각 접하는 영향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글을 읽고 머릿속으로 구성하게 되는 기회도 적습니다. 그래서인지 국어 교과서에서는 2학기에 독서 단원이 무려 2개나 나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개똥이 키링을 미끼삼아 독서를 이벤트처럼 꾸며 강제(?)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잘 따라오고 있습니다. 한 달 동안 20권 이상 읽는 것이 쉽지 않은데 대견하게도 독서카드 도장을 거의 다 찍은 개똥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책을 읽는 즐거움을 맛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가을 날 개똥이네는 풍성하게 보냈습니다.

11월 7일 사제동행 발표회에서는 그 동안 배운 리코더 실력을 유감없이 뽐냈습니다. 한 곡 연주를 마칠 때마다 앵콜을 외쳐준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악기 연주는 이렇게 무대에 서보는 것도 좋은 경험입니다. 

 

사제동행음악회. 앞에서 영상촬영하다보니 뒷편에 계신 부모님들을 만나뵙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

 

 11월 14일에는 그동안 준비한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삼일아파트 노인정입니다. 공연도 하고 어르신들과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떡도 나누었습니다. 처음에는 공연하는 아이들도 바라보는 어르신들도 경직되었지만 이내 마음에 흐르는 노래들이 마음의 창을 열어 제쳤습니다. 봉사와 사회참여라는 것이 교과서 여기 저기에 수록되었지만 글로만 배울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삼일아파트 경로당 봉사활동 현장 (촬영감독: 윤혜주)

 

 옛 동요를 따라 부르다가 고향과 엄마 생각에 눈물을 훔치는 어르신들도 계시고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출 때는 모두가 어린아이가 되었습니다. 따끈한 떡을 받아들고선 해맑게 웃던 어르신들 모두 건강하시길 개똥이들과 바랐습니다. 따뜻한 소식이 전해져 몇몇 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별일도 아닌데 인터뷰 하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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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빛 사제동행발표회와 경로당 봉사활동이 게재된 신문.

 

 이제는 겨울이 목전입니다.

개똥이네는 오래전부터 첫눈이벤트를 합니다. 수업을 하다가 첫눈이 내리면 수업을 멈추고 짜장면을 먹습니다. 교사가 된 이후에 빠짐없이 하던 것이 생일날 어부바, 일기장 검사후 코멘트달기, 첫눈이벤트 짜장면입니다. 오래된 개똥이네 전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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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벤트 모델 김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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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사진. 진흥초에서 짜장면에 당첨된 옛날 개똥이들 ^^

 아이들과 첫눈을 바라며 11월과 12월 보내야겠습니다. 

이제는 이렇게 주저리 써내려가는 개똥이네 소식도 앞으로 한차례만 남았습니다. 묵묵하신 부모님들이라 아무 얘기 없으시지만, ^^ 부단히 소통하고자 하는 교사의 마음만은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담임에게 부모님들께서 뭔가 석연찮거나 속상한게 아니라면 무플도 감사할 뿐이지요. 혹시 서운한 것이 있는 건 아니죠?  스팸메시지인가?ㅡㅡ;

 저는 이제 올해 제게 남겨진 시간을 아끼며 아이들과 함께 아쉬움 없도록 지내보도록 하겠습니다. 

1,  2학기 중요한 내용도 복습하고 오카리나도 연주해가며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느끼며~ 추울수록 따스한 교실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 여전히 아이들은 출근하는 저를 기다렸다가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저를 체포하여 교실로 끌고 오고, 점심시간 제게 주렁주렁 매달려 학교 이곳 저곳을 유랑하며, 방과 후 학원을 갔다가 다시 교실로 와서 퇴근도 같이 하는 아이들도 여럿입니다. 눈물 날 만큼 피곤하지만 아이들이 곁에 있어 참 좋습니다.  

목마른 영혼들을 더욱 사랑해야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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