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4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개똥이들이 잘 해내리라 믿습니다.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3명 / 여 13명

(학부모님께 드리는 첫번째 편지)

이름 김지환 등록일 11.03.22 조회수 143
 

To. 4학년 4반 사랑둥이 부모님께.

 

 안녕하세요?

 올 해 4학년 4반 사랑둥이들과 1년을 함께 살게 될 교사 김지환입니다.

 이제 20여일 개똥이들과 보냈는데 저는 그 사이 아이들 하나하나 나름대로 이해하며 알게 되었고 이제 서서히 아이들도 제 가르침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간단히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흥덕초등학교에는 2년전에 발령을 받아 첫해는 5학년 6학년 일부 체육수업과 2학기에는 6학년 음악수업을 전담하였습니다. 작년에는 2학년 3반을 맡아 1년을 보냈습니다. 흥덕초에서 교기삼는 유도부 지도와 감독교사로 발령을 받은 터라 2년 동안 유도훈련과 유도부의 체계를 잡는 일을 하게 되었고 올해는 많은 선생님들의 이동으로 인해 정보교육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업무는 언제까지 업무이고 저에게는 우리반 아이들이 가장 중요하며 1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될 것입니다.

 제가 남자교사라 요즘 아이들에게 있어 조금은 생소한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학교생활 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 좋은 기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도 없지 않을 부담 지우시고 언제든지 저와 소통하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소통의 창구로 쓰고 있는 우리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주셔도 좋습니다. 아니면 전화를 주셔도 좋습니다. 전화가 여의치 않다면 문자나 메일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이 매일 써 오는 알림장이나 일기장에 글을 남기셔도 됩니다.

 언제든 상의할 일이 있다면 찾아오십시오. 따뜻한 커피와 상담을 할 여유와 마음가짐으로 함께하겠습니다. 혹 학교를 오시거나 지나가실 일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들르십시오. 일상의 이야기라도 나누겠습니다.


 아울러 부탁드리고 협조드릴 말씀은 사랑하는 개똥이들에게 작은 관심과 여유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매일 아이들이 쓰는 알림장 확인해주시고 잠깐 동안이라도 간단히 써오는 알림장보면서 아이들의 학교생활도 넌지시 물어봐주시고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시간을 단 몇 분이라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맞벌이 또는 가정의 여러 가지 일로 바쁘시겠지만 바쁘다고 하여 이마저도 간과하시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두번째 당부드리는 말씀은 아이들 상호간의 관계에서 오는 문제는 반드시 담임교사와 이야기하세요. 학교생활은 저와 아이들만의 생활이 아니고 아이들 서로간의 관계도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올 수 있는 뜻하지 않은 여러 일들로 부모로서 안타깝고 때로는 화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일방적으로 아이들이 부모에게 전하는 이야기는 객관성보다는 주관성이 많이 개입되고 또한 전하는 말이 서툴러 오해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소한 일임에도 학부모간의 개입으로 아이들에게서나 부모들로서나 좋지 않은 일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서로 잘 아는 부모님들이라면 충분한 이야기를 통해 서로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담임교사와 대화하여 올바른 해결을 모색하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권고 드리는 것은 아이들의 일기입니다. 아이들이 써 내려간 일기는 또 다른 저와의 만남입니다. 아이들 일기로 저는 아이들에게 더욱 다가갈 수 있고 또한 서로간의 작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통로입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일기를 억지로 쓰게는 하지 마십시오. 저도 반드시 쓰도록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강요를 하지 않으면 아예 쓰지도 않을 경우에 조금씩 스스로 쓸 수 있도록 독려해주십시오. 그래야 일기의 내용도 좋아지고 일기 쓰는 맛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쓰다보니  부모님들께 바라는 말이 너무 긴 듯 하네요.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자녀들을 위한 좋은 교육의 밑거름이라 생각해주시고 따라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 또한 귀한 자녀 바르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때론 엄하게 훈계를 하고 벌을 주고 매를 들어도 가슴으로 품을 것입니다.


 우리학교에 가장 즐겁고 행복한 반이 있다면 그건 우리반이어야합니다.

 아이들 하나하나가 변화되고 성장하는 곳이 있다면 그 또한 우리반이어야합니다.

  

 부족한 교사의 열정에 힘을 보태어 주시고 믿고 맡겨주십시오. 행복한 학교생활과 따뜻하고 즐거운 우리반이 분명되리라 확신합니다.


 끝으로 댁내에 가정의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길 기원드리겠습니다.





                                                                          2011년 3월 23일 

                                                                                            담임교사 김 지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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