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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운 고어
작성자 윤효정 등록일 09.10.12 조회수 470
 

여러분을 가장 아끼시고, 한시라도 잊지 않고, 보살피는
이는 세상에서 부모님밖에 없습니다.

이와 반대로 여러분이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은 부모님이
자녀를 생각하는 마음에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 옛 사람 고어의 효심을 잠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한 번은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밖에 나갔습니다.
누군가가 슬피 우는소리가 들렸습니다.

공자가 그리로 가 보았더니, 한 젊은이가 베옷을 입고
손에는 칼을 든 채 길가에 서서 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젊은이는 누군데, 무슨 까닭으로 이렇게 울고 있는가?"
하고 공자가 물었습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고어입니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하여
온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며, 학문을 닦고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고향에 와 보니,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계시지 않습니다."
"그것 참 딱하게 되었구나!"

"나무가 조용히 서 있고 싶어도 바람이 쉬지 않고 불어오며,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고 싶어도 그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흘러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세월이고, 돌아가실 때 따라 갈 수 없는 것은 부모입니다.
저는 이제 세상을 하직하여 부모를 섬기지 못한 죄를 조금 이라도 씻어 볼까 합니다."

이렇게 말을 마친 고어는 그대로 서서 한참 동안을 울다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공자의 제자 중에서 이 고어의 죽음을 보고, 자기들도 부모에게 효도할 것을 깨닫고
열 세 사람이나 스승 곁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서 부모에게 효도를 하였다고 합니다.

  <제주도교육연구원,마음의 문 열린 꿈,시민당인쇄사,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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