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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잠자리
작성자 조혁기 등록일 08.10.10 조회수 350
 

자기 인생에 대해 확고한 계획을 가진 개미가 무언가 먹을 것을 찾고 있었다. 그때 잠자리 한 마리가 꽃받침 속의 꿀에 와락 덤벼들었다가 훨훨 날아가고 다시 덤벼들었다가 날아가고 하는 것을 발견했다.

˝그대는 일도 하지 않고 사는구나. 계획도 없고 말야.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아무런 목적도 없다면, 그대 인생의 주된 것은 대체 무엇인가? 그리고 그건 언제 어디서 끝날 것인가?


개미의 말에 잠자리는 이렇게 말을 했다.


˝나는 행복하네. 그리고 나는 즐기고 싶네. 이것으로 충분하지. 내 목적이라면 아무 목적도 갖지 않는 것이네. 그대는 그대가 뜻하는 대로 계획할 수 있을 걸세. 그러나 거기에 보다 좋은 것이 있다고 나를 설득할 순 없다네. 그대는 그대 계획대로 살고, 나는 나대로 사는 것이네.˝


이에 개미는 잠자리를 바라보면서 무언가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내겐 보이는 것이 그에겐 보이지 않는구나. 그는 개미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모르고 있어. 그러나 나는 잠자리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지. 그는 그대로 살고, 나는 내 계획대로 사는 거야.´


개미는 다시 길을 떠났다. 가능한 한 많은 것을 깨우치기 위해서.


얼마나 지났을까. 개미와 잠자리는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개미는 고깃간을 발견하고 도마 밑에 조심스럽게 서서 무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잠자리가 공중에서 붉은 고기를 보고는 날아 내려와 고깃점 위에 살짝 앉았다. 바로 그 순간 고깃간의 큰 칼이 잠자리를 두 동강으로 싹둑 잘랐다.


잠자리의 반쪽이 떼구르르 굴러 개미 앞에 떨어졌다. 개미는 잠자리의 반쪽을 물고 끌고 가면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그의 계획은 끝났군. 그러나 내 계획은 계속 진행중이지.˝


그때 고깃간 주인의 거대한 신발이 개미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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