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니까요. |
|||||
---|---|---|---|---|---|
작성자 | 조성숙 | 등록일 | 08.10.22 | 조회수 | 66 |
내 친구니까요. 월남전이 한창일 때 조그만 월남인 부락의 작은 고아원에 포탄이 떨어졌습니다. 몇 명의 어린이가 부상을 당해 의사가 급히 도착하여 부상이 심한 어린이들을 먼저 치료하려 하였으나 수혈해야 하는데 피가 모자랐습니다. 서둘러 검사를 해 보았으나 미국인 의사와 간호사들 중에는 맞는 혈액형이 없었고 부상당하지 않은 고아들 가운데 몇 아이가 같은 혈액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미국인 의사는 친구가 죽지 않으려면 누군가가 피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한참 후에 조그만 손 하나가 머뭇거리다가 올라갔습니다. 헹은 한 쪽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몸을 떨더니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는 울음소리를 줄이기 위해 주먹을 입에 갖다 댔습니다. 당황한 간호사가 어쩔 줄 모르고 있을 때 월남의 간호사가 도착하여 사정을 듣고 그 간호사는 헹과 몇 마디의 말을 나누더니 싱긋이 웃었습니다. 헹은 당신의 말을 잘못 알아듣고 당신이 이 소년을 살리기 위해 자기의 피 전부를 뽑아 주겠냐고 묻는 줄 알았던 거예요, 물론 자기는 죽는 거구요. 자기가 죽는 줄 알면서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할 수가 있었을까요? 월남인 간호사가 울음을 그친 헹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을 때 이제는 울음을 그친 헹이 너무나 맑은 얼굴로 갠 내 친구니까요. 내가 헹이라면 그렇게 할 수가 있었을까요 |
이전글 | 리빙스턴 |
---|---|
다음글 | 나이팅게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