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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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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말과 죽음
작성자 조성숙 등록일 08.10.22 조회수 62
 

바른 말과 죽음


허후는 평소 바른 말을 잘 하기로 유명했다. 수양 대군이 어린 조카를 죽이고 임금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잔치를 핑계로  김종서, 황보인 등 자기의 말을 듣지 않는 대신들을 유인해 다 죽였으나 허 후만은 살려 주었다. 자신이 옛날에 중국에 갈 때 다른 사람과는 달리 자기의 편을 들어주었기 때문이었다.

수양 대군은 모든 충신들을 다 죽이고 임금의 자리를 빼앗는 것이 확실해지자 자기를 도와 일을 꾸민 사람들을 불러 잔치를 하면서 허후도 참석하도록 했다. 술이 몇 잔 씩 돌아가자 그 곳에 참석했던 자들은 모두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그러나 허후는 조금도 즐겁지 않은 표정으로 권하는 술만 억지로 몇 모금 마실 뿐 고기는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 때 수양 대군은 이미 죽인 김종서와 황보인 등의 목을 베어다가 거리에 매어 달고, 그들의 자손들을 다 죽이라고 명령했다. 허 후가 참다못해 수양 대군에게 말했다.

“그들이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목을 베어 매달고 처자까지 다 죽입니까? 김종서는 저와 별로 친하지 않아 그의 속마음은 잘 모르지만 황보인과는 오랫동안 사귀어 왔기 때문에 그의 사람됨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역적질을 하려 했다는 말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수양 대군은 호통을 쳤다.

“그래서 너는 고기도 안 먹고, 불만스런 얼굴로 앉아 있었던 것이냐?”

“예, 그렇습니다. 나라의 훌륭한 대신들이 하루 밤사이에 다 죽었습니다. 그 속에서 살아난 것만 해도 다행한 일인데 무엇을 더 바라 고기까지 먹겠습니까?”

허후의 눈에서는 끊임없는 눈물이 흘렀다. 수양 대군은 몹시 화를 냈으나 그의 재주와 사람됨은 아깝게 여겨 죽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신하들의 끊임없는 참소로 끝내 귀양을 갔다가 죽임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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