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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득이를 읽고 [6-4 18 신희연]
작성자 신희연 등록일 14.01.26 조회수 187

  영어선생님이 완득이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이해하기는 좀 힘들 것 같지만 재밌는 책이라고 말씀해주셔서 한 번 읽어봤다.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영화는 나중에 찬찬히 볼 생각이다. 완득이는 어느 작은 동네에 살고 있는 고등학생 소년이다. 엄마와 아빠가 어릴 때 이혼하시고 지금은 아버지와 말더듬이 삼촌과 살고 있다. 삼촌은 진짜 피가 섞인 삼촌은 아니고, 아버지가 카바레에서 춤을 출 때 계속 아버지를 따라다니다가 같이 살게 됐다고 한다. 아버지께서도 약간 장애가 있으셔서 키가 좀 작으시다. 완득이가 11살 때에 아버지 키를 넘어섰다고 한다. 완득이는 싸움질을 좀 하지만, 동네 양아치처럼 보는 사람들 다 때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아버지를 놀리는 아이들을 죽도록 때려 주었단다. 이 대목을 읽었을 땐 강한 척해도 아버지를 생각하는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소년인 줄 알았는데, 다음 문장이 '물론 아버지를 사랑해서 그런 낯간지러운 이유는 아니다' 라고 할 때 내 상상이 무참히 깨져 버렸다.

  완득이는 몇 년 째 자신의 담임을 맡고 있는 선생님이 있는데, 선생님이 참하고 공부를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욕하고, 완득이가 생활보호대상자라 학교에서 제공하는 음식들을 빼앗아 먹는 선생님이다. 여기까지 읽었을 땐 선생님이 나쁜 선생님인줄 알았는데, 끝까지 읽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 선생님께서 겉으로는 무심하고 나쁜 선생님 같아도, 완득이의 엄마를 찾아주고 완득이 대신 유치장에도 들어갔다 나온 훌륭한 스승이다. 완득이가 성당에 다니며 빌었던 기도가 선생님을 죽여달라는 기도였는데, 완득이가 하느님에게 기도할때마다 말이 너무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킥킥대며 웃었다. 교회엔 외국인 선교사가 있었는데, 남자 외국인 선교사가 남자에게 '자매님, 또 오셨네요.' 할 때마다 완득이가 속으로 난 건강한 대한민국 청년인데 우리가 왜 자매입니까 라고 생각해 책 한 대목 한 대목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또, 선생님이 완득이의 엄마가 외국인 근로자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완득이를 버린 그 외국인 엄마가 집으로 매일 찾아온다.

   제일 재미있었던 장면은 완득이의 엄마가 폐닭을 사와 선생님, 옆집 아저씨와 다같이 먹는 장면이었다. 폐닭이 늙어 죽은 닭인데 값이 싸지만 너무 질겨서 완득이는 폐닭을 고무 닭으로 부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완득이의 아버지가 질긴 음식을 좋아하는 걸 아는 엄마는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에 폐닭으로 삼계탕을 끓였고, 옆집 아저씨와 선생님은 돈이 없어서 이 질긴 닭을 먹는다고 오해해 나중에 선생님이 부드러운 닭을 사다 주었다. 싸움을 잘 하는 완득이는 킥복싱을 배우고, 싸움질과 킥복싱이 달라 많이 어려움을 겪었다. 완득이가 꿈을 키워가는 장면이 감동적이었다. 약간 심한 욕이 많이 나오고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문장 한 줄 한 줄이 재미있고 능청스럽기도 해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던 책이다. 영화는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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