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간 2015년 10월 26일 월요일
동물의 골격 화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룡, 티라노사우루스를 예로 들어 볼게요. 중생대 백악기의 어느 날, 거대한 몸집의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가 죽게 되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살아 있는 티라노사우루스는 백악기의 무서운 폭군으로서 다른 공룡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겠지만, 죽은 티라노사우루스는 몸집이 작은 육식 공룡들의 훌륭한 먹잇감이 된답니다.
여기저기서 몰려든 육식 공룡들은 죽은 티라노사우루스의 살을 먹었을 테고, 때로는 뼈를 통째로 씹어 먹는 공룡들 때문에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는 깨지고 부서지면서 산산조각이 나겠지요. 공룡들의 식사 시간이 끝나면 티라노사우루스의 남은 뼈들은 벌판에 내팽개쳐진 채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러는 동안에 비와 바람 등에 의해서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들은 다시 한 번 깎이고 망가지게 되지요. 아마도 이렇게 죽음을 맞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들은 화석으로 남겨지기 힘들었을 거예요.
만약에 홍수나 산사태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 티라노사우루스가 흙에 바로 묻힌다면 어떻게 될까요? 맞아요. 흙에 묻히는 바람에 다른 육식 공룡들의 먹이가 되지 않아 자연스럽게 살이 썩고 뼈만 남게 되었겠지요.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면 땅 속에 묻혀 있던 티라노사우루스의 뼈는 서서히 화석이 된답니다.
이렇게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죽은 생물의 몸이나 생물이 남긴 흔적 위로 흙이 덮이면서 시작됩니다. 흙이 덮이면 죽은 몸이나 흔적은 다른 동물이나 외부의 변화로부터 보호받을 수가 있답니다.
물론 뼈가 오랜 시간 동안 땅 속에 묻혀 있다고 해서 다 화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화석화 작용이라고 하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야 화석이 됩니다.
어린이 여러분 중에는 진짜 화석을 만져 본 친구들도 있을 거예요. 저녁 식탁에서 볼 수 있는 갈비나 생선뼈들과 어떤 점이 달랐나요?
맞아요. 화석은 돌처럼 무겁고 단단해요. 그러니 화石(석) 이죠. 또 색깔도 달라요. 뼈들은 대부분 흰색인데, 화석은 갈색이나 검정색 같이 진한 색으로 되어 있지요. 이런 변화들은 모두 화석화 작용 때문에 생긴 것이랍니다.
화석화 작용이란 땅 속에 묻혀 있는 생물체를 이루는 물질과 땅 속에 들어 있는 광물질이 서로 자리를 바꾸거나, 지하수에 녹아 있던 광물질이 생물체의 조직으로 스며드는 것입니다.
이 과정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이루어진답니다.
이러한 화석화 작용을 통해서 동물의 뼈나 식물의 조직 대신 광물질들이 들어가기 때문에 화석이 마치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발자국이나 피부 자국 같은 흔적은 조금 다른 과정을 거쳐 화석이 됩니다. 진흙땅에 공룡의 발자국이나 피부 자국이 찍힌 후 땅이 마르면 그 형태가 그대로 남겨집니다. 그 위로 많은 흙이 쌓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 흙은 단단하게 굳어집니다. 위로 쌓이는 흙의 무게 때문에 눌려져서 단단한 퇴적암이 되는 거죠. 그러니 그 속에 남겨진 자국들도 단단해져서 그 모양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생물의 화석이 만들어지는 데에도 몇 가지 조건이 있어요. 이 조건이 잘 맞았을 때 생물이 화석으로 만들진답니다. 화석이 되는 조건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첫째, 죽은 생물체 위로 재빨리 흙이 덮여야 해요.
죽은 생물의 몸이든 흔적이 일단 빨리 흙에 덮여야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거든요. 죽은 티라노사우루스의 몸을 다른 공룡들이 모두 뜯어 먹는다면 이 티라노사우루스는 화석으로 남기 힘들 거예요. 죽은 생물을 덮은 흙은 다른 동물에 의해 훼손되는 것을 막아 주는 방패와 같은 역할을 한답니다.
둘째, 죽은 생물의 몸에 단단한 부분이 있어야 해요.
살이나 내장 기관같이 부드러운 조직은 흙에 묻히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썩어서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화석으로 오래 남을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 이빨이나 뼈와 같이 단단한 부분이 있으면 좋아요.
셋째, 어떤 생물체든 그 생물체의 수가 아주 많아야 해요.
사실, 어떤 생물이 화석으로 남게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에요. 죽은 후에 다른 동물들이 먹어 버리면 그 생물의 흔적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겠죠. 또 다행히 죽은 뒤에 바로 흙으로 덮인다고 해도, 흙 속에 묻혀 있는 동안 지하수에 녹아, 죽은 생물의 몸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어요. 몸에 뼈가 없는 무척추동물들의 경우에는 화석으로 남기가 더욱 힘들지요. 그러니 단 몇 마리라도 화석으로 남으려면 그 생물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답니다.
넷째, 땅 속에 묻혀 있는 동안 뜨거운 열이나 압력을 받으면 안 돼요.
우리가 사는 지구의 땅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어요. 땅이 움직여 육지의 모양이 바뀌기도 하고, 화산과 지진이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지구를 ‘살아 있는 행성’이라고 부른답니다.
생물이 땅에 묻혀 화석화 작용을 거치고 있는 동안 화산 폭발이나 마그마의 영향을 받게 되면 화석은 모두 흔적도 없이 녹아 버리고 말아요.
어때요? 화석이 되기 위한 조건이 퍽 까다롭죠! 그럼 이렇게 어려운 과정들을 거쳐 만들어진 화석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화석은 땅 속에 꼭꼭 숨어 있어서 쉽게 발견할 수 없답니다. 화석을 찾는 한 가지 방법을 알려 줄까요?
먼저 퇴적암을 찾으세요. 벌써 ‘아하’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네요. 앞에서 설명했듯이 화석은 열과 압력의 영향을 받으면 없어지고 말아요. 그러니 마그마가 식어서 생긴 화성암이나, 열과 압력을 받아 원래 있던 암석이 변해서 생긴 변성암에는 화석이 남아 있기 어려울 거예요.
퇴적암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지층 구조가 보이는 지형이 퇴적암 지대라고 생각하면 된답니다. 그렇다면 지층은 또 무엇일까요?
화석의 보금자리, 지층
우리나라는 푸른 숲이 잘 발달해 있어서 많은 지층들이 흙과 숲으로 덮여 있어요. 그러니 도로를 만들거나 집을 지으면서 숲을 파헤치고 땅을 깎지 않는 이상 지층의 단면을 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죠.
얼마 전에 화석 탐사를 위해서 포항에 갔을 때의 일이에요. 때마침 포항시에서는 해변 주위로 도로를 새로 만들면서 절벽을 깎았는데, 이 깎인 절벽 면에 신생대의 지층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고속도로가 아닌 일반 도로여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지층을 이리저리 조사해 볼 수 있었지요.
지층의 일부가 떨어지면서 절벽 아래에는 많은 돌조각들이 널려 있었답니다. 그 중에서 하나를 집어 돌로 쳐서 반을 갈라 보니 작은 나뭇잎 화석이 나왔어요. 포항에 쌓인 지층은 신생대 때 만들어진 것이라 신생대에 살았던 식물 화석이 나왔죠.
그 절벽을 몇 달 또는 몇 년 동안 계속 조사하다 보면 지층 속에 잠자고 있는 다른 여러 종류의 신생대 생물들이 나오겠지요. 어쩌면 신생대에 살았던 커다란 고래가 잠자고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지층 - 地層
한자의 뜻을 풀어 보면 땅이 층층으로 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어에 담긴 뜻처럼 지층은 마치 차곡차곡 쌓여 있는 책과 같은 모양입니다.
흙, 모래, 자갈과 같은 퇴적물은 순서대로 차곡차곡 쌓이는데, 가장 먼저 쌓인 것이 가장 아래쪽에, 가장 나중에 쌓인 것은 가장 위쪽에 놓이게 됩니다. 퇴적암에 나타나는 이러한 층 구조를 ‘지층’이라고 합니다.
지층이 쌓이는 동안에 퇴적물과 함께 죽은 생물의 몸이나 흔적도 쌓이게 됩니다. 그렇게 땅과 함께 쌓여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층 속에서 생물은 화석으로 남게 되는 것이고요.
지층과 마찬가지로 화석도 더 오래 전에 살았던 생물이 지층의 아래쪽에, 보다 최근에 살았던 생물이 지층의 위쪽에 남게 됩니다. 지층은 화석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층이 만들어지던 당시에 일어났던 기후의 특징이나 지형의 변화도 담고 있어요. 가뭄이 있었는지, 홍수가 있었는지 또는 그곳이 호수였는지, 강의 상류였는지도 지층에 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지층은 지구의 역사를 말해 주는 역사책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그러고 보니, 지층을 이루는 여러 개의 층리면이 마치 역사책을 쌓아 놓은 모양과 비슷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