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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게시 담당자 : 정보, 생활담당

어버이 날을 지내고 (1학년 권민영 엄마)
작성자 송면초 등록일 09.04.01 조회수 166
5월은 몸도 마음도 바쁜 달이다.
농촌에서 살고 있는 나로서는 몸은 말할 것도 없고, 어
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처님 오신날 등등 여러 가
지 기념일들이 5월안에 들어 있어서 마음 또한 분주하
다.
어린이날은 그저 바쁘다는 핑계로 자장면이나 맛있는
간식으로 대신 한 적이 많고, 어버이날은 부모님께 꽃
한 송이씩 달아드리고, 나또한 딸애한테 꽃 한 송이 받
아 달면 그만이었다. 한번도 마음을 다해 선물을 해야겠
다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우리가 살면서 공기의 고마움
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부모님이 살아계셔서 얼마나
행복인가? 아니면 우리 애들이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라
주어서 얼마나 고마운가? 이런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못
한 채 그저 의무방어전을 치러내듯 남들이 하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요즘 유행어로 그냥 '대충'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작은애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올해는 아주 특별
한 어버이날을 맞이하게 되었다. 작은애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부터 선생님이 지도해 주시는대로 얼마나 잘
따라하던지 신기할 정도였다. 선생님이 존댓말을 쓰라
고 하시면 그날부터 꼬박 꼬박 존댓말을 쓰고 부모님 어
깨를 주물러 드리라고 하시면 틀림없이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꼭꼭 어깨 주무르는 것을
볼 때면, 애기 같던 둘째가 이젠 어른이 된 것 같아 두
려움 같은 것도 느껴지곤 했다.
드디어 5월 7일 학교에 다녀온 둘째는 책가방 옆에는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하며 나의 호기심을 무척 자극하
였다. 얼마나 예쁜 짓을 하려고 저러나 하는 생각에 몰
래 가방을 열어보고도 싶었지만, 내일의 기쁨을 위해 참
아 두기로 했다.
기다리던 5월 8일이 되었다. 선생님께서 언제 준비해
주셨는지 예쁜 꽃을 가슴에 달아주고는 엄마 아빠를 나
란히 앉혀놓고 날아갈 듯이 절을 하는 것이다. 예쁜 꽃
을 달아주기만 해도 대만족이었을텐데 나비처럼 절을
할 때는 솜사탕처럼 보들보들 한 것이 가슴에 꽉 찬 느
낌이었다. 나만이 느끼는 이 기쁨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면서 덧붙이는 한마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이
것이 참 사랑이고 행복이었다.
민영이의 입에서 떨어진 '사랑'이란 말이 불도장이 되
어서 내 가슴에 새겨지는 느낌이었다. 바로 그것이었
다. 내가 그 애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
이었다. 지금껏 살아왔고, 또 앞으로도 살아가야할 가
장 확실한 이유가 바로 민영이의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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