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하여 주신 분들에게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충청남도 태안군수 진태구 입니다.

지난해 12월 7일 발생한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로 시름에 잠긴 우리 태안군을 위하여 물품을 지원해주신 귀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귀하의 고귀한 은공에 일일이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려야 마땅하나 경황이 없는 관계로 이렇게 글로 대신하게 된 것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널리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잘 아시겠습니다만,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반도는 세계 5대 갯벌에 해당하는 서해안 갯벌에서도 가장 깨끗하고 풍부한 갯벌을 보유하고 있으며, 발길 닿는 곳곳마다 자연경관이 수려해 국내 유일의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살고 있는 대다수의 군민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관광업과 수산업에 종사하며 지역경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수려했던 태안의 문화관광 자원은 물론 일대 어장을 한순간에 황폐화시키고 생태계의 보배라 불리는 갯벌을 초토화시켜 버렸습니다.전문가들은 태안 생태계를 원상태로 복구하는데 천문학적 비용과 함께 3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청정해역에서 건져 올린 수산물의 판로는 하루아침에 꽉 막혔고, 사계절 발길이 끊이질 않던 횟집이나 펜션은 손님이 뚝 끊겨 많은 군민은 졸지에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판에 이르렀으며 지역경제는 극도로 침체되어 버린 실정입니다.

문제는 그 피해가 올 한해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해 동안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더하고 있습니다.

서해안을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태안의 유명 해수욕장은 이제 시커멓던 기름을 모두 제거하여 외국에서 찾아온 방제전문가들도 경이롭게 여길 정도로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으며 서서히 소생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귀하와 같이 전국에서 우리 태안을 찾아와 기름제거 작업에 동참해주신 자원봉사자와 성금과 물품을 지원해주신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거듭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인적이 드문 해안이나 작은 섬들, 그리고 해변의 모래나 바위틈 사이사이로 스며든 기름까지 제거하려면 아직도 장기전 돌입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만, 태안을 사랑하시는 여러분과 함께라면 우리는 충분히 해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태안군민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검은 절망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주신 성금품은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닿는 곳곳에서 또한 시름에 쌓여있던 군민들에게 너무나 큰 선물이었습니다. 우리 군민들이 하루속히 삶의 터전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찾고, 관광태안의 옛 명성을 되찾을 수 있도록 우리 태안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우리 군에서는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분의 뜨거운 성원을 기리기위해 올 12월안에 깨끗해진 서해안에서 군민들의 뜻을 받들어 여러분을 모시고 감사의 축제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별도 초청하겠습니다만 꼭 참석해 주시고, 앞으로도 변함없는 태안사랑을 기대하겠습니다.

끝으로 무자년 신록의 계절을 맞이하여 귀하의 건승과 가정에 행복과 기쁨이 가득하길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8. 06. 11.

                                                                          충청남도 태안군수 진 태 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