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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에게
작성자 이경미 등록일 11.01.02 조회수 52

오빠에게

 

안녕? 나 경미야.

이렇게 오빠한테 편지를 쓰게 될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어쩌다 쓰게 됬네.

항상 느끼지만 시간 정말 빠르지 않아? 오빤 벌써 취직해서 충주에 가있고 난 곧 고등학생이 되서 초딩, 중딩 소리를 벗어날 나이가 되었어. 정말 기뻐. 사실 좀 걱정되기도 해.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거니까.

예전부터 오빠랑 나는 많이 싸웠던 것 같아. 휴, 사실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나고 답답하고 막 울컥하기도 해. 만약 나이를 돌이킬 수 있다고 해도 그때를 생각하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될거야. 난 젊어지는게 좋거든. 그걸 생각하면 엄청난 행동이지. 그래도 오빠랑 나는 은근 좋은 추억도 많아. 우리 돈대에서 잠깐 지낼 때 학교에 가야되는데 눈이 와서 내 발이 다 젖은 거야. 학교에 와서 보니까 얼음 덩어리였지. 그 발을 오빠가 녹여줬잖아. 그때를 생각하면 고맙기도 하고 또 울컥하기도 해. 같이 수영하러 가고 고기잡으러 가고 소희가 잠깐 우리집에서 지냈을 때 오빠가 물총으로 거품 만들어서 놀아줬잖아. 그땐 정말 재미있었는데.

그거 알아? 내가 초등학생 때 쓴 일기장을 보면 "오늘은 오빠가 날 때렸다. 오빠랑 다시는 안 놀꺼다." 이렇게 적어 논게 있어. 근데 다음날 일기를 보면 "오늘은 오빠랑 놀았다. 너무 재미있었다." 막 이렇게 적혀있다?! 완전 귀여웠던 때 같아.

그렇게 좋았던 기억이 많은데 오빠는 이제 학교 다 졸업하고 회사에 다니고 나는 고등학생이 된다는게 좀 슬프기도 하고 아쉽기도 해. 우리가 그렇게 즐겁게 놀 날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뭐 그래.

여튼 2011년엔 오빠도 좋은 일 많이 생기고 나도 좋은 일 많이 생기고 더 친해지자. 그럼 안녕!

 

2011년 1월 1일 토요일

경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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