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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작성자 윤수정 등록일 10.12.27 조회수 56

가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다.

방이 너무 더러워 보이는 날. 그래서 꼭 정리를 해야할 것만 같은 날.

그날이 꼭 그랬다.

그래서 나는 그냥 책상 위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서랍과 책장 옷장 다 정리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청소도 잘 안하고 정리도 잘 안해서 내 방은 너무 더러웠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 위에는 먼지가 쌓여있었고, 책을 꺼낸 책장안에는 죽은 벌레도 있었다.

다음부터는 청소를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면서 치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풀지 않는, 책장에 꽂혀 있는 문제집들도 다 빼고 공부하던 프린트물들도 다 빼버렸다.

책장을 꽉 채웠던 것들을 빼버리니까 왠지 허전해져서 뭔가 기분이 그랬다.

깨끗한 것도 같고 섭섭한 것도 같고.

아무튼 말로 하기는 어려운 그런 기분이 들었다.

정리를 하다보니 중1때 썼던 시가 나왔다.

그때는 정말 시쓰는 걸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시가 문예창작 분량 채우느라 쓰는 것이 되버렸다.

그래서 뭔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예전에 시 쓰면서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다시 기분좋게 정리를 시작했다.

정리를 하는데 예전 추억(?)들이 자꾸만 튀어나와서 그 때를 생각하느라 정리가 너무 늦어졌다.

정리를 다 끝내고 생각해보니 정리라는 건 예전을 생각하기 위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

정리는 매일 하면 안된다.

그래서 나는 아주 가끔 모든 게 잊혀져 갈 때, 그때 쯤 정리를 할까 한다.

물론 청소는 매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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