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중학교 로고이미지

14 윤수정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정리
작성자 윤수정 등록일 10.12.27 조회수 54

가끔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다.

방이 너무 더러워 보이는 날. 그래서 꼭 정리를 해야할 것만 같은 날.

그날이 꼭 그랬다.

그래서 나는 그냥 책상 위만 정리하는 게 아니라 서랍과 책장 옷장 다 정리하기 시작했다.

평소에 청소도 잘 안하고 정리도 잘 안해서 내 방은 너무 더러웠다.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 위에는 먼지가 쌓여있었고, 책을 꺼낸 책장안에는 죽은 벌레도 있었다.

다음부터는 청소를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면서 치우기 시작했다.

이제는 풀지 않는, 책장에 꽂혀 있는 문제집들도 다 빼고 공부하던 프린트물들도 다 빼버렸다.

책장을 꽉 채웠던 것들을 빼버리니까 왠지 허전해져서 뭔가 기분이 그랬다.

깨끗한 것도 같고 섭섭한 것도 같고.

아무튼 말로 하기는 어려운 그런 기분이 들었다.

정리를 하다보니 중1때 썼던 시가 나왔다.

그때는 정말 시쓰는 걸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시가 문예창작 분량 채우느라 쓰는 것이 되버렸다.

그래서 뭔가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그래도 예전에 시 쓰면서 좋았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다시 기분좋게 정리를 시작했다.

정리를 하는데 예전 추억(?)들이 자꾸만 튀어나와서 그 때를 생각하느라 정리가 너무 늦어졌다.

정리를 다 끝내고 생각해보니 정리라는 건 예전을 생각하기 위해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내린 결론!

정리는 매일 하면 안된다.

그래서 나는 아주 가끔 모든 게 잊혀져 갈 때, 그때 쯤 정리를 할까 한다.

물론 청소는 매일할 것이다.

이전글 문예창작
다음글 영화'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