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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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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장사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0.10.21 조회수 25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배가 출출하면

무시 하나 칼로 깎아 베어 먹고

바람 불어 추우면 털 목덜미

더 높이 세우고 움츠리며

손님 오길 기다리는 저 아주머니.

어쩌다 손님이 오면

배추 하나 꺼내 칼로 반 푹 갈라

얼마나 싱싱하고 좋으냐고 말한다.

바람 불어 빨개진 코, 빨개진 볼.

떨리는 손으로 돈 받아 돈주머니에 넣고

다시 손을

돈주머니 밑 따스한 곳에 넣는다.

입김으로 한 번 불었다가

손을 한 번 비볐다가

또 손님이 오면 배추 싱싱한 걸 꺼내

반으로 뚝 쪼개어

다시 연설한다.

봉래동 시장 담벼락 밑에 앉아

배추 파는 저 아주머니.

배추 많이 팔리길

나는 빌 뿐이다.

 

박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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