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장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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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0.10.21 | 조회수 | 25 |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 놓고 배가 출출하면 무시 하나 칼로 깎아 베어 먹고 바람 불어 추우면 털 목덜미 더 높이 세우고 움츠리며 손님 오길 기다리는 저 아주머니. 어쩌다 손님이 오면 배추 하나 꺼내 칼로 반 푹 갈라 얼마나 싱싱하고 좋으냐고 말한다. 바람 불어 빨개진 코, 빨개진 볼. 떨리는 손으로 돈 받아 돈주머니에 넣고 다시 손을 돈주머니 밑 따스한 곳에 넣는다. 입김으로 한 번 불었다가 손을 한 번 비볐다가 또 손님이 오면 배추 싱싱한 걸 꺼내 반으로 뚝 쪼개어 다시 연설한다. 봉래동 시장 담벼락 밑에 앉아 배추 파는 저 아주머니. 배추 많이 팔리길 나는 빌 뿐이다.
박병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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