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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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주리 | 등록일 | 10.11.01 | 조회수 | 34 |
있지. 넌 굉장히 기분이 안 좋아 보이거든. 아까도 그렇고. 솔직히 네가 안 한다고 한건데. 왜 이제 와서 좀 그런 표정으로 말투로 나에게 대하는 거니. 난 너를 이해할 수 없어. 그렇게 하기 싫다고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정색 하더니. 넌 마치 내 눈 앞에 보이는 앙상한 나무와도 같아. 왠지 모르게 그런 느낌이 들어. 은행잎이 노랗게 보였을 땐 뭔가 산뜻하고 꽉 찬 기분이고 밝은 느낌이 들었어. 그런데 그 잎이 바람에 떨어져서 모조리 날렸을 땐 너무 기분이 휑하고 싸늘한 느낌이 들어. 내 느낌이 지금 그래. 네가 아까 나에게 대했던 태도말이야. 힘들다고 둘러대지마. 네 핑계 정도는 나도 금방 파악할 수 있어. 내가 바보도 아니고. 맨날 속고만 살았니? 네가 무슨 말만 해도 어떤지 다 알수있을 정도로. 어쩌면 내가 너를 꿰뚫고 있을 지도 모를 일이야. 흠. 어쨋든 뒤늦게라도 하고 싶다곤 넌 절대 안 말할 것 같아. 그리고 넌 이미 빠진 일이니까 나중에 우리 앞에서 안 그랬으면 해. 우리가 하는 일이야. 보지 않고 멀리서 나중에 그 결과만 예쁘게 봐줘. 그 과정이 별로면 너도 그렇잖니. 근데 뭘 그걸 꼭 눈으로 확인하려고 해. 다만 네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임. 아까 네 표정 정말 기분 나빴어. 아주. 가위로 그냥 그 한올의 머리카락을 자를 생각도 했었지. 그건 너무 하잖아. 좀. 안 보이기도 하고. 말만해. 내가 싹뚝싹뚝 잘라 줄테니까. 그럼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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