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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작성자 박주리 등록일 10.09.09 조회수 39

아빠께 편지 쓰는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생신 때나 몇번 써드리고 한번도 쓰질 않았던

것 같아서. 이번 기회에 속 시원하게 아빠한테 할말 다 해보려구용. 문예 창작 처음으로 썼었

을 때 아빠께 바라는 점을 썼었는데. 제가 집에가서 아빠한테 보여드렸잖아요~

아빠는 그저 웃으시기만. 제가 아빠한테 바라는 것도 너무 많아요! 그 대신 아빠도 저한테

바라는게 분명 있으실꺼에요. 평소에 말이 없으셔서 아빠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지도

전 전혀 파악할 수 없어요ㅠ 말씀을 해주시면 제가 말이라도 해드릴텐데.

딸이랑 대화도 많이 나누셔야죠. 그리고 아빠가 늘 그러셨죠?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는다고.

그러니 그때마다 해야할 일을 하라고. 미루지 말라고. 그런 말씀을 늘 해주셨던 것 같아요.

저 그말 하나도 안 잊었습니다~ 정말 맞는것 같아요. 사실 과거나 예전 일 생각할 시간도

없어요. 여유가 하나도 있질 않습니다. 그런데 제가 선택한 거니까 후회 따윈 절대 하지 않아요.

다만 미련이 약간 남아용. 미련이랑 후회랑 같은 말인가요?ㅠ 아빠, 밤마다 저 태우러 오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아빠도 일하고 오셔서 피곤하실 텐데, 9시까지 주무시지도 못하시고,

제가 더 죄송스러운데요. 그대신 학교에서 그만큼 열심히 공부할 수 있도록 해볼께요.

잘 집중하질 못해서. 어제 제가 아빠한테 넌센스 문제 냈었잖아요~ 세개의 성이 타면 뭐냐고.

그랬더니 아빠는 몇초 지나지 않아서 ' 삼성 화재'라고 말씀하셨죠. 저 진짜 놀랬어요.

그걸 어떻게 맞히셨는지. 저도 그런건 잘 못 맞추는데. 그리고 아빠들은 그런거에 관심

없으시잖아요~ 관심도 보여주시고 오히려 문제도 내주시고! 아빠가 문제 하나 내셨었잖아요~

아빠랑 엄마랑 나, 그리고 내 딸이 물놀이를 갔는데, 아빠,엄마 네 딸이 빠졌다면 누굴

구할 건지 물어보셨잖아요. 근데 저는 그건 상식이나 지식이 아닌 것 같아서 전 고민했었는데.

아빠는 " 당연히 네 딸을 구해야지" 라고 하셨어요. 엄마 아빠는 괜찮으니 네 딸부터 살려야 한다.

라고 하셨어요. 그때 정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짠해지면서 되게 아빠가 존경스러웠어요.

그리고 아빠 일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안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힘드신건 아는데. 좀 쉬어

가면서 하세요. 그러다 아빠 몸 다 병나겠어요. 인삼밭이며, 포도밭, 배밭 온 갖 밭에 약 치시구

저는 주말이나 아빠 도와드리지. 평일 때는 많이 못 도와드려 많이 죄송해요. 그래도 그렇게

힘들어도 저희집은 늘 화기애애하고 화목함이 넘치잖아요? 그래서 더 즐겁게 일하는 것 같아요~

언니들도 다 나가구 집에는 막내인 저밖에 없는데. 제가 엄마 아빠 말벚이라도 되드리니까.

그래도 살맛 나신다고 하시잖아요~  그거 정말 맞는 것 같기도... 해요^^

말이 너무 길어졌어요. 아빠. 언제 이거 꼭 보실 수 있으실꺼에요. 그땐 가족끼리 다 같이

읽도록 해염. 아빠 오래토록 건강하시구요. 가족과 함께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아용♥

아빠 사랑합니다♡           막내딸 주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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