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짓는 유쾌한(?)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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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주리 | 등록일 | 10.07.21 | 조회수 | 42 |
오늘 아침은 기분 좋게 눈을 떴다. 무언가가 달콤하게 나를 깨우는 것 같았다. 일어나서는 눈만 껌뻑껌뻑 거리면서 자리에선 일어나지 않았다. 아침인데 내 배꼽시계는 요동을 친다. 아마 어젯밤에 급하게 먹은 라면이 그 이유인것 같다. 아픈 배를 움켜잡고 자리에 일어나 주방으로 갔다. 도마와 칼이 부딪치는 소리가 아주 요란하게 났다. 엄마는 파를 썰고 계셨다. 옆에가서 물끄러미 보았다. " 어이쿠! 깜짝이야! 인기척이라도 좀 내지! 엄마 간 떨어질 뻔 했잖니." 난 그냥 걸어갔는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던 모양이였다. 나는 주섬주섬 교복을 챙겨 입고 식탁에 앉아서 밥을 꾸역꾸역 먹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여전히 입맛은 돌지 않고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게 그냥 먹었다. 아까 아팠던 배가 슬슬 아파왔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맞은편 상가 쪽에 있는 무를 파는 할머니는 온데간데 없었다. 사실 일주일 부터 하루 24시간을 거의 그 곳에서 보내시는 듯 하였는데 왠일인지 늘 계시던 할머니의 자리는 덩그러니 봉지만 날릴 뿐이였다. 그리고 자전거를 유유히 타면서 길거리를 구경했다. 늘 보던 곳인데 왜 이렇게 색다른지. 올 때 엄마가 정육점에 들려 돼지고기 한근만 사오라고 하셨는데 또 까먹을까 봐서 정육점에 들려 " 저 4시쯤 올테니깐 돼지 고기 한근만 주세요. 아시잖아요. 저 잘 까먹는거." 그러고는 나는 알 수 없는 듯한 미묘한 웃음을 짓고서는 정육점을 나왔다. 그리고 세탁소 집을 지났다. 주인 아줌마가 옷을 다리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저 옷은 무슨 옷이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였다. 그런 생각들을 눌러가며 학교 정문에 들어섰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 다녔다. 몇달전에 교통사고가 나 학교를 쉬었던 민주도 보였고, 내 단짝인 동이도 보였다. 동이는 나와 어렸을 때부터 같이 놀던 소꿉친구이다. 우리둘은 공부도 꽤 한다. 성적도 비슷하고 아는 것도 많아 친하게 되었다. 동이는 할머니와 산다. 그렇지만 몇년이 지났는데도 동이네 할머니를 본 일이 없다. 동이네 집에 놀러간다고 하면 동이는 바빠서 안된다며 거절을 일삼아 말했다. 늘 동이는 비밀이 없다고 하는아이인데 요새들어서는 좀 비밀이 있는 듯 하다. 언제는 내가 물었었다. "동이야 너 요새 좀 이상해, 나한테 뭐 숨기는 것 있니?" " 서영아..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무슨 비밀이 있어.. 내가 그랬잖아 이제부턴 너한테 비밀 같은거 다 말한다고. 내말 못 믿는거야? " " 아니 꼭 그런건 아니고..... " 그렇게 어설픈 대화를 나누고 집에 돌아왔다. 엄마는 식탁에 앉아 사과를 깎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엄마 옆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포크로 사과를 콕 찍어 엄마 입에 넣어 주었다. "엄마. 요새 동이가 좀 이상한 것 같아. 평소 때랑 달라 말도 없고, 잘 놀지도 않고 집에 놀러간다 하면 무턱대고 거절 하고 여튼 속상해 죽겠어 . 자기는 비밀같은거 없다하는데 나보고 왜 그러냐고 그러더라고 " " 무슨 사정이 있는가 보네. 너무 그렇게 들쑤시려고 하지마. 동이도 기분 나쁠 수 있지 않겠어? 사람이라고 맨날 기분 좋을 수는 없는거잖니. 네가 당분간만 이해좀 하렴 " 엄마말을 듣고 난 방에 와서 컴퓨터를 켰다. 늘 하는 일은 네이트온. 접속하자 많은 친구들이 들어와 있었다. 그때 띠리링 하면서 내 뒷자리 진경이가 대화를 걸어왔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진경이는 단지 숙제가 뭐냐고 밖에 묻지 않았다. 나는 대답을 해주고는 엄마 심부름 다녀와야 한다고 다 들킬것 같은 거짓말로 둘러대고 대화를 빠져나왔다. 진경이는 우리반 소식통인데 학교에서 도는 이야기나 소문은 진경이에게 물어보면 손쉽게 알 수 있다. 다만 진경이는 입이 싸다는 것. 그래서 왠만하면 대화를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동이 걱정 때문인지 무의식적으로 수락한 듯 싶다. 또 대화하다가도 친구들에 대해서 묻고 가족들 이야기도 묻고 사람 곤란하게 만드는데는 뭔가 있다. 그래서 나는 재빨리 빠져나온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끄고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려고 책가방을 뒤졌다. 시간표가 보이지 않았다. " 헐 큰일이네 시간표를 봐야 시험 공부를 할 텐데 " 나는 칠판에 적혀 있던 시간표를 곰곰히 떠올려 봤다. " 으... 그러니깐.... 어 국어..랑... 과학... 기가... 사회.. 이거였을꺼야 분명히! " 정확할 듯 싶어 그냥 공부한다. 아직 시험을 볼려면 한달이나 남았으니깐. 그래도 나는 다른 애들보다 더 잘 보려고 미리 미리 공부를 해둔다. 저번 중간고사를 망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공부에 전념하려고 한다. 그 다음을 이어서 써야겠다. 너무 길다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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