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쓸 이야기는 불과 몇 달전 이야기 이다. 저녁 6시 경, 평소와 같이 저녁 식사를 한 후 재미있게 TV를 보고 있었다. 이모는 미니와 돌돌이에게 사료와 물을 주고 집에 들어왔는데 갑자기 미니와 돌돌이가 사납게 짖어대는 것이었다. 평소 미니와 돌돌이가 지나가는 사람들만 봐도 사납게 짖었기 때문에 우리가족은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짖고 있는 걸 이상하게 느낀 우리가족은 창문을 통해 미니와 돌돌이가 있는 쪽을 바라 보았다. 그런데 미니와 돌돌이 말고 또 다른 물체가 보였다. 그땐 겨울이라서 6시만 돼어도 캄캄했기 때문에 자세하게 보진 못했다. 우리 가족은 가끔씩 지나가던 누가 키우는지 모르는 개들인 줄 알았다. 이모가 쫓아내기 위해 밖에 나갔는데 이모가 개가 아니고 다른 동물 같다고 했다. 한 번 자세히 보니 눈빛이 장난이 아니었다. 몸집은 미니와 돌돌이보다 조금 큰 편이었고 생김새는 너구리와 비슷하게 생겼었다. 하지만 어두웠기 때문에 너구리라고 확신하진 못했다. 다만 당시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미니와 돌돌이 집을 넘보고 온 것 만은 확실했다. 너구리는 돌돌이 집보다 큰 미니 집을 넘보고 미니에게 덤볐지만 겁없는 미니는 항복하지 않고 덤볐다. 하지만 야생동물은 역시 달랐다. 미니는 앞발을 이용해 싸우려 했지만 너구리는 미니의 목을 물려고 했다. 그것을 본 이모는 미니가 다치는 것을 막기위해 우선 막대를 가지고 미니부터 말렸다. 그렇게 미니 집을 빼앗는 것을 실패한 너구리는 돌돌이 집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너구리는 너무 쉽게 돌돌이를 재압했다. 그 이유는 바로 돌돌이는 자신보다 조금 무서운 것을 보면 무조건 항복하고,항상 2%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왠 일인가! 돌돌이가 너구리와 함께 집에 들어간 것이다! 분명 같이 있으면 싸울 것이고 너구리가 좁아서 돌돌이를 물것이고,그러면 돌돌이는 다치다 못해 죽을 수 도 있는 상황이었다. 갑자기 돌돌이 집 안에서 "끼깅!"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집 밖으로 나왔다. 이모는 그것을 보고 너구리인 줄 알고 막대로 치려 했지만 자세히 보니 노란색 이었다. 돌돌이가 항복한 모양이다. 자존심이 좀 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다치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기뻤다.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었다. 이모가 집을 쳐도 너구리가 나올 생각을 하질 않는 것이었다. 그 안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우리가족은 분명 너구리가 아침까지 있을 것이고, 혹은 쫓아 낸다 하더라도 여기를 기억하고 다시 올 가능성이 높았다. 더이상 우리의 힘으로 쫓아낼 수 없었다. 그래서 우린 119에 신고를 했다. 하지만 동물을 잡기 위해선 영동에서 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 시간이 걸릴테고 그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생각한 우리 가족은 부탁을 해서 임산에서 바로 우리 집까지 구급대원 1명과 우리와 조금 친한 아저씨가 오셨다. 그 상황을 본 아저씨들은 신기해하며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연락해야 하는거 아니냐는 농담을 하셨다. 시간이 조금지나 진지모드로 다시 바뀐 아저씨들은 살짝 건드리면 다시 올 것 이니 힘으로 제대로 재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아는 아저씨가 돌돌이의 집을 들어 올렸다. 너구리가 쏙 하고 나왔다. 작전 성공이었다. 우리는 빨리 막대로 너구리를 물이 나가는 배출구로 밀어 넣었다. 우린 그 배출구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낄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의 예상과는 다르게 몸을 작게 만들어 배출구를 통과했다. 그 사이 정이 들었는지 힘이 없어 보이는 너구리가 불쌍했다. 그런데 너구리가 힘이 없기는 커녕 그 높은 곳을 뛰어 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 뒤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른다. 벌써 8시가 넘어 버렸다. 근데 돌돌이가 집에 들어가질 않아서 고생을 해야했다. 억지로 들어가게 했지만 역시 다시 나왔다. "혹시 너구리의 냄새가 남아 있어서 그러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 우린 돌돌이의 집에 다시 깔개를 바꿔 주었다. 그랬더니 시간이 조금 지나자 집에 들어갔다. 우리의 예상이 맞았다. 그렇게 며칠이 흘러 책을 보다 우연히 너구리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생김새가 우리 집을 습격했던 것과 일치했다. 내용을 읽어보니 너구리는 모든 것을 잘 먹는 잡식이고, 천적을 만나면 힘이 없는 척 한다고 적혀 있었다. 그것을 읽는 동시에 하마터면 미니가 너구리의 먹이가 될 뻔했고, 힘이 없는 것처럼 했던게 너구리의 본능이란 걸 깨달았다. 난 충격을 받았다. 지금 그때를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앞으론 그런 일이 제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근데 지금 그 너구리는 잘 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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