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야영을 다녀왔다. 야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 버렸지만 참 재미있었던 일이 많았었다. 처음에 물한리 야영장까지 가려면 물한리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그 때가 영동에 장날이라서 사람이 엄청 많을 것 같았다. 정말 그랬다. 버스가 1시 버스인데 버스가 도착했을 때 타지 않고 밖에서 봤을 때도 적어도 한 3분의 1정도는 타고 있을 것 같았다. 역시나 몇 명은 앉아서 가야 했다. 나는 앉아서 갔지만 짐도 무거운데 서있던 사람들은 다리가 아팠을 것 같았다. 버스에 타서 물한리 야영장까지 가는데 시간이 은근히 많이 걸렸다. 한 20분? 30분? 정도 걸려서 야영장에 도착했는데 정말 세상에나 놀라운 일이다. 다른 사람들이 물한리 야영장을 옛날과는 다르게 공사를 했다고 했는데 정말 완전히 달랐다. 예전에는 철로 된 담? 같은 것이 없고 나무가 있었나? 아무튼 운동장 끝에는 냉동창고 같은 것이 있어서 거기에다가 고기 같은 것을 보관했고 운동장에는 잔디도 없었고 한눈에 봐도 폐교된 것 인줄 알았던 낡은 학교도 학교라고는 볼 수 도 없는 건물이 됐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처음에 갔을 때 좀 신기하기는 했다. 이렇게 바뀌다니. 아 그리고 옛날 화장실이랑 보통 화장실이 두 군데 있었는데 옛날 화장실은 온데 간 데 없었다. 더 깔끔한 느낌이었다. 여차저차 얘기를 하고 남자애들은 202호에서 여자애들은 204호에 짐을 풀기로 했다.(선생님은 206호) 짐을 풀고 밥을 해먹기로 했는데 선생님이 우리가 직접해먹으라고 카레를 만들 재료하고 라면 참치 캔 같은 것을 사오셨다. 저녁은 당연히 오리불고기를 먹기로 했고, 조는 3개라서 방에 한 조씩 가서 요리를 하기로 했다. 우리 조는 그대로 여자 방에서 했다. 다른 조는 김치볶음밥을 해먹고 또 다른 조는 라면을 먹는다고 했다. 근데 우리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카레를 먹기로 결정했다. 근데 보니 카레를 만들 재료가 감자, 당근, 양파밖에 없었다. 고기가 없어서 물어봤는데 그냥 야채카레를 만들어 먹는다고 했다. 원래는 호박도 있었는데 그냥 넣지 않았다. 야채 껍질을 깎는 칼이 없어서 힘들게 재료를 썰고 막 볶기 시작했는데 라면을 먹는 조는 벌써 다 먹었고 김치볶음밥을 먹는 조는 먹기 시작했다고 했다. 우리는 아직 채소가 익혀지지도 않아서 시간이 더 걸렸다. 나중에 야채가 익은 것 같다고 해서 물을 붙고 카레가루를 넣어서 기다리는데 물이 하도 끓지 않아서 좀 이상했다. 그래서 뚜껑을 닫고 오랜 세월을 기다렸는데 뚜껑을 살짝 열어보니 가운데서 보글보글 끓고 있었다. 음식이 끓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왠지 보기만 해도 신기한, 다른 조는 설거지를 할 때 우리는 드디어 먹기로 했다. 시간이 없어서 빨리 빨리 먹어야 했다. 한 숟가락을 먹으니 "아삭" 응? 재료가 익지 않은 소리가 났다. 당근은 좀 작게 썰어서 몇 개만 빼고 다 익었는데 좀 크게 썬 감자는 아삭아삭 소리가 나고 양파는 얇은데 익지 않아서 좀 매운맛이 났다. 안 그래도 카레가 매운맛인데 양파가 익지 않으니 좀 맵기는 했다. 그래서 더 먹거나 그러지 않고 그릇에 있는 것만 먹고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고나서 운동장에 모여서 축구를 했다. 비싼 과자 2개를 걸고 했는데 과자 두 개가 뭐라고 이렇게 험하게 할 줄이야. 그 때 일은 상상도 하기 싫다. 그렇게 힘들게 축구를 마치고 결과는 우리 팀이 졌지만 재미는 있었다. 축구를 다 하고나서는 저녁을 먹었다. 저녁은 모든 조가 오리 불고기를 먹기로 했다. 그냥 프라이팬에 미리 양념한 고기를 올려서 먹었을 뿐 점심 때 보다는 힘들지 않았다. 밥을 다 먹고 이제 뭐하지? 하고 생각했는데 애들이 하나 둘 밖으로 나간다. 왜 나가는지 몰랐는데 다목적실?에서 선생님이 마술을 하신다고 했다.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엄청 빨리 내려갔는데 애들이 반 정도 있었다. 의자를 놓고 앉았는데 선생님이 무슨 물건들을 하나 씩 꺼내시면서 퀴즈를 해서 맞히는 사람한테 준다고 하셨다. 계속 선생님이 설명을 하시는데 애들이 거의 다 들어와서 시작을 했다. 먼저 퀴즈를 했는데 난 또 넌센스 퀴즈 같은 것을 하는 줄 알았는데 상식퀴즈인가? 좀 어려운 것을 했다. 나는 퀴즈가 다 모르는 것이어서 맞히는 것을 하지 못했는데 퀴즈가 끝나고 나서 조별로 모여서 하는 게임에서 각자하는 것도 있었는데 O랑 X를 잘 찾아서 맨 마지막에 무슨 숫자가 나오는지 하는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달팽이가 지문이 있는지 그 다음에는 기린이 서서 자는지 북극곰이 겨울잠을 자는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미오가 먼저 죽었는지 등등을 했는데 나는 8번이 나왔다. 왠지 8번이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선생님이 답을 말하실 때 8번이 정답이라고 하셨다. 순간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근데 나만 정답인가? 했는데 다른 조에서도 한명 씩 나왔다. 우성제랑 박재용도 정답인가 보다. 상품은 수면양말이었다. 좋은 건가? 이런 저런 게임을 하다 보니 시간이 좀 간 것 같아서 선생님의 마술을 보고 밖에서 놀았다. 어쩐 일인지 선생님이 늦게 까지 놀게 해주셨다. 그렇게 늦게는 아니지만 원래 9시에 취침이었는데 매우 늦게까지 놀았다. 하지만 밖에서 노는 것도 너무 춥고 어두워서 많이는 놀지 않고 조금만 놀았다. 그래서 방에 들어왔을 때는 한 10시 정도가 되었는데 언니들이 다목적실에서 놀자고 해서 놀았지만 좀 졸려서 그냥 방으로 들어왔다. 시간이 지나니까 여자들은 다 방에서 이불을 깔고 누워있었다. 원래 자려고 누운 시간은 11시도 되지 않았는데 내가 거의 빨리 자서 새벽 2시 3시정도에 잤다. 언니들은 몇 시에 잤는지 참 궁금하다. 그 다음날에 깨니까 나는 한 6시정도인 줄 알았는데 언니들이 무슨 말을 하면서 30분 남았다고 하는 말이 자면서 들렸다. 그래서 정말인가? 하고 봤더니 7시 30몇 분이었다. 참 늦게 일어났나? 내가 꼴지 일 것 같아서 뒤를 돌아서 누웠는데 김현지가 내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고 있었고 옆쪽에 2학년 언니들은 이미 깨어있었고 3학년 언니들은 Deep sleep이었다. 내가 영어로 쓴 글 읽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 예감. 크크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한 10분 정도 지나니까 모든 사람들이 다 깨어있었다. 신기하게도 말이다. 어떻게 하다 보니 이불도 다 개어져있었고 아침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은 김치찌개를 먹기로 했는데 다른 조는 다 카레를 먹는다고 했다. 왠지 오늘은 우리가 가장 빨리 먹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팀은 막 먹기 시작했는데 우리는 다 먹고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빨리 먹으니까 편하고 좋은 것 같았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버스가 1시 10분차라서 아직 2시간 정도 남았었다. 그래서 산을 올라가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싫다고 해서 선생님이 하는 수 없이 축구를 하자고 하셨다. 오늘도 상품이 걸려 있는데 그냥 퀴즈 할 때 남은 것만 주는 것이다. 그 중에서 탐나는 것도 몇 가지 있었다. 꼭 이기고 싶었다. 축구가 끝나고 우리 팀이 이겼다. 저번에는 3:2로 우리가 졌었는데 이번에는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1점? 2점? 차이는 나는 것 같다. 축구가 끝나고 짐을 다 들고 버스를 타러 갔다. 정류장에 가니까 한 20~30분 정도 남아서 기다렸는데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공사하는 아저씨가 버스 타려면 한참 기다려야 한다고 하셨다. 무슨 소리인지 잘 몰랐지만 1시 10분 버스는 대해리에서 내려가는 버스라서 우리가 타지 못한다. 그래서 몇 명이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집에 갈 수 있었다. 추운데서 몇 십분 동안 있었던 것은 싫었지만 그래도 재미는 있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어디 가는 것은 올해에는 이번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훨씬 더 재미있던 것 같다. 내년에도 그렇고 내 후년에도 그렇고 이렇게 재미있는 곳만 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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