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저께인가? 아님 그 전날인가? 민희랑 나랑 희연이는 늑대소년을 보러 가오동으로 갔다. 우리 셋다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이고, 같이 처음보는 영화라 기분이 색달랐다. 일단 가서 표를 끊고 지하로 내려가 피자를 먹었다. 저번에 한번 맛보았던 피자지만, 가격에 비해 참 맛있다. 배부르게 먹고 나서 우리는 1층과 2층에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나와 희연이가 민희보다 앞서가다 커브를 틀었는데! 깜짝 놀랐다. 희연이는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랐다고 했지만, 나는 일단 잘생긴건 둘째치고 남자세끼가 눈이 시뻘게져서 렌즈를 끼고 있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교복을 보니 가오고인데......... 잘생기기도 했지만, 무슨 일반인 남자가 렌즈를 끼지.......... 싶었다. 민희에게 말하고 민희는 보려고 애를 썼지만, 그 남자는 어디론가 사라져서 없어졌다. 좀 시간이 지나고 나와 희연이, 민희 이렇게 셋이서 이야기한 결과, 가오고 출신인 얼짱 이남수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참, 알아볼 수가 있나 사진과 그렇게 많이 다른데. 사진은 약간 뾰족하고 잘생겼는데 실제로 보면 헤어스타일도 그렇고, 동그란 눈도 그렇고, 잘생기긴 했는데 약간 귀염상이다. 나중에 영화관으로 올라가서 한번 더 마주친 우리는 확신했다! 아 이남수군!! 그렇게 얼짱을 보고 우리는 늑대소년 포스터를 들고 영화관에 들어가 들뜬 마음으로 기다렸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꼬부랑 할머니가 오랜만에 옛날에 어렸을 적에 살았던 집으로 손녀와 놀러간다. 그리고 할머니가 살았던 과거를 회상한다. 폐병을 앓는 소녀로 나오는 박보영이 아파서 아주 시골로 들어온다. 그 시골의 집에는 전 주인이 늑대를 키우다 남겨둔 늑대 집이 있었다. 박보영은 우연찮게 그 곳에서 늑대 소년 송중기를 본다. 처음엔 정말 송중기인지 모를정도로 망가져서 나오는데 그래도 잘생겼다는 사실! 엄마는 말도 못하고 먹을 것만 보면 미치려고하는 그 소년을 고아원으로 보내기 위해 군청에 신청해놓고 잠시 같이 살게 한다. 송중기는 정말 두 발로 걸어다니지만 행동은 딱! 늑대였다. 그래서 박보영은 처음에 얼른 나가라고 소리쳤지만, 점점 호기심이 생겨 애견백과 책을 꺼내서 길들이는 법을 배워 송중기를 가르치려고 했다. 처음 가르친 것은 밥을 같이 먹을 때 불편해서 그 점을 개선하려고 가르친 것이었다. 감자를 손에 들고 송중기에게 내밀며 기다려! 라고 외쳤지만, 송중기는 그 감자를 먹으려고 박보영 손을 물었다. 박보영이 아파하며 기다리라고 했지!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송중기는 미안하고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박보영이 감자를 주며 기다려! 외치니까 송중기는 기다렸다. 그리고 먹어! 라고 소리쳐서 송중기가 먹으니 박보영은 송중기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이고 잘했다! 라며 칭찬해주었다. 송중기는 머리를 쓰다듬어주는게 기분이 좋아서 박보영 말을 잘 들으며, 둘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군청에서 고아원으로 보내라는 전화를 받고 황급히 끊어버린다. 또 박보영이 위험에 처하면 구해주는 송중기를 보고 박보영은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고 난 믿는다. 그래야만 한다!ㅠㅠ 박보영은 송중기에게 한글도 가르치고, 양치질도 가르치고, 말도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또 눈사람이라는 책을 주며 송중기에게 말한다. "이거 나 한번도 안 읽어봤어. 이거 니가 나한테 읽어줘야해. 나중에. 알겠지? 그리고 우리 같이 눈사람 만들어보자. 너 눈 못봤지?"...........그러다 박보영이 기타를 쳐주는데 송중기는 정말 감동적인 표정을 지으며, 박보영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러자 박보영은 또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래야만 한다고!ㅠㅠ 그렇게 잘지내다가 어느 날, 박보영을 좋아하는 못된 악역을 맡은 남자가 운전을 하다가 김씨네 염소 농장에 차를 박아서 염소가 죽는다. 그걸 늑대 소년 송중기에게 덮어씌여 죽이려고 했으나, 김씨 아저씨는 그걸 남자가 그랬다는 사실을 알고서 밤에 따로 만나 그러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러자 남자는 그 김씨 아저씨를 죽이고, 주위사람들을 죽인다. 그리고 나서 송중기에게 가서 말한다. 박보영은 널 안좋아한다고, 니가 좋아하는 박보영의 기타를 김씨 아저씨가 숨기고 있다고 그거 박보영에게 갖다주면 박보영은 널 좋아하게 된다고 그래서 화가난 송중기는 김씨 아저씨네 가서 행패를 부린다. 그리고 결국 송중기는 잡혀갈 위기에 처해있는데 박보영과 송중기가 같이 숲으로 도망친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박보영은 사람들의 소리를 듣고 송중기를 보내려고 한다. 가려고 하면 자꾸만 따라오고.......... 그래서 해서는 안되는 말을 막 퍼부었다. 참고로 송중기의 이름은 철수! "야 꺼져! 빨리가라고!" "난 너 싫어! 철수야 빨리 가! 꺼지라는 말 안들려?" 울면서 말한다. 그러다 모르고 철수의 뺨을 친다. 그리고 나서 병주고 약주는 것도 아니고........ㅠㅠ "철수야 미안해. 내가 미안" 그리고 뛰어간다. 따라오는 철수에게 돌을 던지자 철수는 그 걸 맞고는 얼굴에 피가 난다. 그리고 한 번도 말을 한 적 없던 철수가 말을 했다. "가지마" 여기서 나는 눈물이 한방울 똑 떨어졌다. 너무 슬펐다. 박보영은 철수가 죽을까봐 어쩔 수 없이 내려와 철수가 도망갔다고 거짓말을 하고 이사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나서 철수의 방에 편지를 쓰고 간다. 박보영이 제일 많이 한말. 그리고 철수가 그 말 한마디면 멈추는 말을 하고 간다. "기다려. 다시 돌아올께." 그리고 떠났다. 이렇게 과거회상이 끝난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 꼬부랑 할머니는 손녀와 함께 잠이 드는데 예전에 자신이 사용했던 소파를 본다. 그리고 철수가 생각이 난다. 소파를 뒤져보니 철수가 숨겨두었던 캬라멜이 나온다. 할머니는 철수 생각이 나서 철수가 살았던 늑대들이 살던 방으로 갔다. 불이 환하게 켜져있었다. 문 안으로 들어가보니 송중기가 침대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예전처럼 박보영의 말을 기다렸다. 그러자 박보영........ 할머니가 울면서 말한다. "이리와. 이제 기다리지마"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온다. 여기서 눈물이 터졌다. 옆에 앉아있던 민희도 눈물을 흘리고 내 옆에 앉아있던 여자들도 눈물을 닦았다. 할머니가 송중기를 껴안으며 말한다. "왜 기다렸어. 이제까지. 난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하고 싶은 건 다했는데. 넌 뭐했어....... 난 이렇게 늙었는데........." 그러자 놀랍게도ㅠㅠㅠㅠㅠㅠ 송중기가 말한다. "아니요. 아직도 예뻐요. 눈도 예쁘고 코도 예쁘고." 여기서 너무 찡했다. 또 눈사람을 읽어주었다. 또 박보영의 부서진 기타를 다 고쳐놓았고 그랬다. 47년 전 박보영이 남기고간 그 쪽지의 기다리라는 말 때문에 박보영이 가르치고 가르치던 말과, 한글 공부, 그림 공부, 그리고 눈사람을 읽어주었다. 47년동안 계속 기다린 것이다. 박보영을......... 박보영은 한낱 추억이라 생각하고 넘겼던 것을 송중기는 자신의 인생 전부라고 여기고 그 약속을 지키러 올것이라는 박보영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며 하라는 것들을 다 해놓았던 것이다. 아.......... 눈물이 정말 많이 쏟아졌다. 슬펐고........... 47년동안 얼마나 송중기가 그리워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하루하루 얼마나 기대했을까....... 혼자서 말하는 연습하는게 얼마나 힘들었을까. 아무도 없는 곳인데 혼자서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에 너무 가슴이 아팠다. 그 집을 팔려고 생각했던 할머니는 결국 송중기를 위해 팔지 않았고, 손녀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차 타고 돌아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멀리서 송중기가 지켜보다 끝이 난다. 마지막도 아련하고.......... 끝나고 난 뒤에 영화 제작하고 출연했던 사람들의 이름이 나올때 송중기가 눈사람을 만드는 모습을 넣어 더 아련하게 만들었다. 송중기는 이제 박보영과의 짧은 사랑을 추억하며 계속 살겠지.......... 가슴이 정말 먹먹해졌다. 우울해졌고, 눈물이 나왔다. 이제 다시는 슬픈 거 안볼거야. 흐뮤흐뮤 마지막으로 송중기 사랑해. 철수야 제발 그만 기다려. 기다리라고 해도 기다리지 말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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