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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연(대전신일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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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조심하세요~
작성자 이정연 등록일 12.06.02 조회수 11

일요일, 그러니까 바로 어제였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나의 노트북으로는 문예창작을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언제 이 문예창작을 올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한글과 컴퓨터에 문예창작을 쓴다. 사실 나도 상촌 중학교에서 산불조심 봉사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갈 생각은 없었다. 그냥 인영이를 면사무소에 데려다 주면서 현아의 얼굴을 잠깐 보려는 것뿐이었는데, 어느 새 나도 모르게 고자리 방면으로 가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서 머리도 안 감고, 세수만 하고 선크림만 바르고 잠옷에 자켓 하나 걸치고 나간 것이었는데 가게 돼버렸다. 가려고 마음먹었다면 씻고 갔을 것이다. 어쨌든 오랜만에 아이들 얼굴을 봤다. 여자 애들만 나에게 인사했지만, 괜찮았다. 풋풋했던 1학년 때가 떠올랐다. 그 때도 고자리 방면이었다. 고자리 방면이었지, 고자리는 아니었다. 하도대리? 이로리? 방면이었다. 참 재미있었는데....... 밭에 있는 검은 물의 정체가 수백 마리의 올챙이였다는 것과, 창우 오빠의 집에 놀러가서 맛있는 짜파게티를 끓여먹은 것, 그리고 오빠들이랑 숨바꼭질한 것, 교회에서 부활절이라고 계란 줘서 맛있게 먹은 것 등등 재미있었다. 요번에도 고자리라니! 그 것도 2년이 지난 3학년이 돼서 가다니!! 아, 좋았다. 바람도 좋았다. 더운 바람! 오랜만인 더운 바람이었다. 어떤 아저씨께서 하고자리까지 데려다주셨다. 나는 오후에 대전에 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거기다가 나는 그냥 아이들 봉사활동 하는 거 보기만 하려고 했는데, 나도 8시간을 주신다고 했다! 그래서 하게 됐는데, 고자리까지 고모께 데리러 와달라고 하기가 죄송스러워서, 걸어가기로 했다. 나는 그냥 흘겨하는 말로 했는데 아이들은 정말 그럴 생각이 있어보였다. 어쨌든 우리는 하고자리서부터 내려오면서 마을이라는 마을은 다 들려서 산불 조심 서명을 받았다. 1학년 때는 사인을 받는 게 아니라 그냥 산불 조심하라고 소리 지르며 다녔는데, 더 업그레이드가 된 것 같다. 역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사인 받는 건 민망하고, 창피하고 힘들었다. 어떤 할아버지는 귀찮다고 나가라고까지 하셨다. 참......... 기분이 그랬다. 2시간 동안 열심히 하고자리서부터 아랫마을, 더 아랫마을.......... 상도대리......... 하도대리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현아와 나와 수정이가 받은 사인을 중복시켜도 10개밖에 되질 않았다. 괜찮았다. 그래도 노력했으니까. 하도대리까지 오니 임산이 보였다. 우리가 그렇게 많이 내려오다니!!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해냈다! 그래서 우리는 이로리까지 한 번 내려가 보자고 했다. 그래서 이로리까지 내려왔다! 그래서 임산까지 내려가자고 해서 임산으로 내려갔다. 임산에 거의 다다랐을 때 쯤 고모가 데리러 와주셨다. 감사했다. 고모는 우리가 참 많이 내려왔다고 하셨다. 뿌듯했다. 수정이를 데려다 주고, 현아도 데려다 주고 우리는 청학동에 가서 냉면을 먹었다. 맛있었다. 하지만 갈비탕 먹을걸. 하는 조금의 아쉬움도 있었다. 대전으로 내려와서 생각해보니 정말 하고자리서부터 임산까지 어떻게 내려왔나 싶다. 그 다음날이 월요일이라는게 짜증났지만, 그래도 참 재미있었다. 양 발에 물집이 잡혔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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