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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작성자 남현아 등록일 12.09.19 조회수 25

나랑 엄마, 이모에 사촌 언니들까지도 일어나자마자 무언가를 먹으면서 잠을 깨는 버릇이 있다. 소풍가는 날도 아닌데, 엄마는 아침부터 김밥을 싸고 있었다.
요즘 늦게까지 공부 하느라고 제 때 기상하기 힘든데, 부엌에서부터 흘러오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에 눈이 슬그머니 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딸~ 아침먹자'하는 아빠의 말에 번떡 일어났다. 그 어느 모닝콜보다도 효과 만점이었다.

약간 비몽사몽하긴 했지만, 엄마 옆에 딱 붙어서 김밥 재료를 하나씩 주워먹으니깐 한 줄을 잘라 주셨다. 진짜 너~무 맛있었다. 원래 맛살을 잘 넣지 않는데 맛살도 넣었고, 당근, 단무지, 시금치, 햄 등. 내가 좋아하는 재료들은 다 들어간 김밥이었다. 우리 엄마야 원래 김밥을 잘 싸긴 하지만 오늘 아침에 먹은 김밥은 특히 맛있었던 것 같다. 하도 오랫만에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배고플 때 먹어서 그런진 몰라도.

초등학교 때 소풍가는 날 아침이 생각났다. 소풍이라고 하면 그 전날 과자도 다 챙겨놓고, 아침에 엄마가 깨우지 않아도 일어나고. 도시락 뚜껑 열어보면서 과일은 뭐가 들었나, 누드 김밥과 참치 김밥은 몇 줄 씩 있나 확인하느라 바빴는데.. 지금은 소풍이여도 도시락없는, 휴게소에서 점심을 사먹는 소풍이라 아쉽다. 그리고 먹으면서 생각난 것인데 엄마가 우리가 다 커서 그런지 언젠가부터 김밥을 크게 싸주기 시작했다. 항상 내가 먹던 김밥은 한 입에 쏙 들어가고도, 음료수를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조그만 크기었는데.. 참 별거 아닌 것에서 내가 커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엄마 눈에는 아직도 애기라더니, 김밥이 사실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 난 낼모레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급해진 중학교 3학년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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