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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2.11.15 조회수 27

*검둥이에게..*

 

검둥이에게..

 

검둥아,안녕? 나 유린이야. 그곳에서 잘 있니? 아.. 대답 없는 물음이구나.. 난 잘 있어. 건강하고 행복하게.. 너랑 내가 얼굴을 보지 못한지도 벌써 30년이 다 되어가네? 그동안 이렇게나마 너의 안부를 제대로 물어보지 못해서 미안해. 하지만 지금까지 널 잊은 적은 없어.. 난 그동안 널 잊어보려고 노력했어. 널 생각하면 항상 느끼는 미안함도 잊어버리려고 항상 새로운 가족을 만났었지만 그 아이들을 보면 네가 더 그리워지고 너에게 미안해지기만 할 뿐 아무 소용이 없더라.. 그리고 항상 널 떠올릴 때면 '그때 내가 검둥이의 목줄을 꽉 잡고 있었다면 그렇게 일찍 검둥이를 보내진 않았겠지?'라는 죄책감 섞인 생각이 들어. 미안해.. 미안하고.. 미안해.. 차마 다른 말은 할 수가 없어.. 괜히 나 같은 애 때문에 너만 불행해지고.. 아.. 또 눈물이 나오려고 그러네? 가끔 아주 가끔씩 꿈 속에 네가 나타나. 넌 30년이 지나도 변함이 없었어. 늙지도 어리지도 않은.. 너와의 마지막일 때 그 모습 그대로..였어.. 미안해.. 처음으로 너에게 쓴 편지를 우울하게 만들어 버려서.. 네가 읽고 행복해해야 하는데.. 이걸 그곳에서 읽고 '유린이가 이렇게 지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내 마음대로 잘 되지 않네.. 그때나 지금이나 난 여전히 못났구나.. 이게 너에게 보내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편지일거야. 앞으로는 널 그냥 내 마음 속에 묻어두려구.. 그곳에서 행복해.. 그리고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사랑해..

                                                                                                             

                                                                                                     유린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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