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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박예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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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2.11.11 조회수 19

*영원히..안녕히..*

 

벌써 유린이가 서울에서 집으로 내려온지도 삼 주가 되어간다. 유린이는 방 안에서 달력을 보며 날짜를 세고 있다.

"일,이,삼,사..하..벌써 방학이 반이나 지나갔잖아~개학까지 이 주 밖에 안 남았어..그럼 곧 있으면 여기를 떠나야 하는거고..결국 검둥이랑도 다시 이별을 해야하는거네.."

유린이는 멈추지 않고 빨리 빨리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할 뿐이다.

"아..아니야..!긍정적으로 생각하자,긍정적으로. 앞으로 검둥이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이 주 밖에 안남은게 아니라 이 주나 남은거야!"

유린이는 그렇게 홀로 중얼거리고 방 문을 벌컥 열며 소리쳤다.

"검둥아!!"

"월!"

"우리 산책하자!"

"월!월!"

검둥이는 갑자기 어딘가로 가더니 유린이의 말을 알아 듣기라도 한 듯 목줄을 입에 물고 다시 유린이의 앞으로 달려왔다.

"핫!이래서 내가 널 미워할 수 없다니까~넌 누굴 닮아서 이렇게 똑똑한거니!"

"월!"

"뭐?나?"

"..."

"엥?그렇게 대답을 잘 하더니 왜 갑자기 대답이 없어지는건데~!힛..!"

"월!"

"큭..알았어~빨리 가자!"

유린이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생각지도 못한 채 검둥이의 목에 목줄을 채웠다.

 

 

"검둥아~즐거워?"

검둥이는 코를 땅에 박고 앞으로 정신 없이 가느라 대답이 없었다.

"치..너무 즐거워서 대답도 없네.."

그 순간이었다. 유린이가 방심 해서 목줄을 헐겁게 쥐고 있는 틈을 타서 검둥이는 갑자기 앞으로 달려 나갔고,도로까지 뛰어가 버렸다. 그와 동시에 트럭 한 대가 흙을 가득 싣고 도로를 빠르게 질주하고 있었다. 그리고 검둥이의 뒤를 쫓아가던 유린이는 결국 보아서는 안 될 장면을 보고 말았다.

"안돼~!!"

유린이는 그렇게 소리치며 시끄러운 굉음을 내며 멈춘 트럭 앞으로 있는 힘껏 달려갔다. 그리고 힘 없이 쓰러져버린 검둥이를 부둥켜 안았다. 하지만 검둥이는 평소처럼 유린이의 포옹에 웃으며 반응하지 않았다. 단지 붉은 물을 흘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안돼..안돼..안된다고..이건 꿈이야..꿈일거야.. 검둥아,일어나. 나 놀라게 하려고 연기하지 말고 일어나란 말이야.. 검둥아.. 검둥아.. 흑.. 흑.."

그런 유린이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 그렁 맺혀 있었다. 그리고 그 앞의 트럭 운전사는 어쩔 줄 모르고 서 있었다.

"검둥아.. 빨리 일어나.. 안 그러면 내가 혼낼거야.. 혼낼..흑..흑.."

유린이는 검둥이를 흔들었다. 이건 꿈일거라고,절대 현실이 아닐거라고 생각하면서..

"일어나라고.. 일어나..! 이제야 너랑 만났는데.. 너랑 만나려고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든 것도 참아왔는데.. 흑.. 일어나란 말이야.. 제발.. 제발.. 검둥아!!악!!아..아.."

 

 

시간이 흘렀다. 아직 유린이의 마음은 멈춰 있는데 시간은 자꾸만 흘러갔다. 유린이는 다시 서울로 가야만 했다. 유린이는 얼마 전 그때처럼 짐을 쌌다. 그때와 하나도 달라진 것 없이..

"나 갈게. 엄마,아빠."

"그래. 유린아. 힘들면 전화 해. 알았지?"

"응. 엄마."

그때 자동차 경적 소리가 들렸다.

"어서 가~"

"응. 안녕~!"

과연 그것은 누구에게 한 인사였을까.. 자신의 부모님에게 였을까.. 검둥이에게 였을까.. 그 사실은 그 누구도,심지어 유린이 자신도 모른 채 넘어가 버렸다.

'검둥아.. 잘 있어.. 행복해.. 그곳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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