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쓸 이 글은 작년 문예창작에 '미술 대회1'이라는 제목으로 썼었던 수필의 후편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10살 때 아니 정확히 말해서 초등학교 3학년 때,난 2년 전 미술 대회에서 그림에 이름을 쓰지않고 제출하는 크나 큰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미술 대회에 나갈 사람은 손을 들어보세요!"라는 선생님의 물음에 손을 번쩍 들면서 또 다시 미술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특별히 그림을 잘 그리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에 나의 기대감과 즐거움이 아마도 그 끔찍했던 악몽에 대한 기억을 잠시 덮었던 것 같다. 그렇게 들뜬 마음으로 하루 하루가 지나가서 드디어 미술 대회를 나가는 날이 되었다. 나는 이번에는 꼭 이름을 쓰고 그림을 제출할 것이라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고 내가 혼자만의 생각 속에 빠져있는 사이 대회가 열리는 곳인 영동 초등학교로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 난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교문을 들어섰다. 똑같았다. 그때 그 악몽을 겪었었던 때와 똑같았다. 돗자리를 깔고 그곳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데 열중하고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런 저런 재료들을 이용해 허수아비를 만들고 있는 고학년의 언니,오빠들...원래부터 뛰고 있었던 심장이 그 광경을 보자 더욱 빨리 뛰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난 떨리는 가슴을 가라앉히며 펼쳐져있는 돗자리에 같이 온 친구들과 여러 언니,오빠들과 앉았다. 선생님께서 가방을 옆에 두면 자리를 많이 차지하니 돗자리 밖에 모아 놓으라고 말씀 하셨다. 하지만 어딜가면 물건을 잃어버릴까 항상 손에 들고 있거나,옆에 두는게 바로 나의 본성이었다! 언제나 그렇 듯 나의 그 본성을 막아내는 방어막은 제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나의 본성은 풍선 속에 들어있는 물처럼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넘쳐버렸다. 난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가방이 돗자리 밖으로 나오도록 하여 내 옆자리에 두었다. 그때는 가운데가 아닌 바깥 부분으로 앉은 것이 정말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또 다시 말씀을 이어가셨다. 주제는 자유고,열심히 그리라는 말씀을 하시고 선생님은 바쁘게 다른 학년의 언니,오빠들에게로 가셨다. 난 '어떤 것을 그릴까..' 생각하다가 마침 가을이고,영동의 특산물은 바로 감!그러니 감을 따는 것을 주제로 삼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2년 전과 주제가 동일 했기 때문에 그때의 악몽이 또 되살아 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난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그렸다. 그렇게 스케치를 하고 크레파스로 색칠을 하였다. 드디어 그림이 완성 되었다!이름도 제대로 썼고 정말 완벽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해서 완벽하다기 보다는 그냥 이름을 제대로 써서 완성한 것이었다. 왠지 2년 전 보다 그림을 더 못 그린 것 같아서 좀 속상하기는 했지만 다 그려놓은 그림이었기에 난 조금 찜찜한 기분으로 그 그림을 제출했다. 그렇게 시간이 강물처럼 흐르고 또 흘러서 어느 날 아침 조회시간이 되었다. 그 날은 전에 나갔었던 미술 대회에서 상을 받는 날이었다. 난 입상을 하였다. 입상...난 그림을 전 보다 못 그렸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입상을 받는 것에 만족했다. 하지만 마음 한쪽에서는 '2년 전 그때 그림을 제출하기 전 이름을 썼었더라도 입상을 받거나 아예 상을 받지 못했을까?'라는 물음이 들려오기도 했다. 솔직히 얘기해서 많이 아쉬웠다. 난 상을 기대하지 않은 줄 알고 있었는데...그게 아니었다 보다. 중학년이 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해면 좀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실력이고 무엇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알기에 지금은 그 아쉬움을 덮어버리고 용기있게 대회에 나간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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