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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프(vamf)
작성자 박예슬 등록일 13.03.27 조회수 36

D-15



"아~ 더워~ 열사병으로 죽을 거 같아."

"야. 그런 농담 하지마. 그러다 진짜 죽는다."

"나 농담 아님! 진짜 죽을 거 같아. 한여름에.. 그것도 햇빛이 이렇게 강한 날! 피구 했으면 됐지, 마무리로 운동장 열다섯 바퀴가 왠 말이냐고! 누구 죽일 일 있어!"

"그건 그래... 아무리 우리가 젊어도 그건 아니라고 봐. 체육쌤은 그늘에 앉아서 소리만 꽥꽥 지르고 말이야."

"그러니까 말이야~ 에휴~"

나는 한숨을 푹 쉬며 나의 친구 정아와 함께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내 책상에 누군가가 앉아 있었다. 새하얀 피부와 까만 머리, 푸른 눈, 장미 같이 정열적인 붉은 색을 가진 한 여자아이가.

"너 누구야? 너 뭔데 내 자리에 앉아있어?"

나는 그 아이를 보며 이렇게 말하였다. 하지만 그 아이는 나를 쳐다 보지 않았다.

"야. 너 내말 무시하냐? 안 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너 진짜 이럴래?!"

"내가 뭐 어쨌는데?"

"뭐.. 뭐.. 뭐라고..?"

그 아이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나는 그 아이의 한 마디를 듣고 뒷걸음질을 쳤다. 무언가 묘한 공포감이 있었으니까.

"내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내가 너한테 시비라도 걸었어? 너 욕했어? 놀렸어? 때렸어? 나 너한테 아무 짓도 않했어."

그 아이는 시선을 나에게로 돌렸다. 그리고는 나를 응시했다. 그 아이는 떨리고 있는 나의 두 눈을 무표정으로 바라보며 입 밖으로 송곳니의 끝을 살짝 드러냈다. 나는 그것을 보고 더듬거리며 말을 했다.

"너.. 너.. 송곳니.. 너 흡혈귀야?"

옆에 있던 정아가 놀란 두 눈으로 나의 이마를 짚어 보았다.

"야, 정은주. 너 진짜 열사병 걸렸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흡혈귀라니? 얘 아까부터 송곳니 나와 있었어. 얘가 다른 애들보다 송곳니가 큰가봐."

"얘 말이 맞아. 내가 남들보다 송곳니가 커. 그래서 내 콤플렉스가 송곳니거든."

"그.. 그.. 그.. 그래...?"

"응. 그나저나 내가 네 자리에 함부로 앉아 있었던건 사과할게. 네 자리가 창밖이 제일 잘 보이더라."

"뭐... 나도... 미.. 미안해... 괜히 화내서..."

"아니야."

정아가 그 아이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말하였다.

"와~ 뭐냐. 막 불같이 싸웠다가 급 화해하는 건~ 진짜 네들 대박이다."

"화해는 무슨.. 싸운 적도 없는데. 참! 인사할게. 오늘 전학 온 제니야."

"제니?"

"응. 제니."

그 아이의 이름을 듣고 정아가 말했다.

"제니? 이름이 한국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응. 내가 외국에서 살다가 이번에 한국에 있는 이 학교로 온거야."

"아~ 그래?"

그게 그 아이.. 아니 독특한 내 친구 제니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 날은 2013년 8월 14일이었다. 첫 만남의 분위기는 꽤 화기애애 했다. 하지만 그 아이는 남 몰래 아주 놀라운 비밀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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