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뭐 쓰는 날이더라. 맨날 시만 쓰다가 까먹었다. 수필인가? 그런데 내가 언제부터 그런 것 따졌던가. 그러므로 오늘은 일기를 쓸 거다. 9월 1일 일요일날 10km를 뛰는데, 나랑 조규상은 처음에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부터 10km를 뛴다고 했었고, 다른 애들은 5km뛴다고 했다가 기가선생님께서 10km를 뛰면 무슨 추첨권을 더 준다고 해서 10km를 뛰는 애들이 많은건데 체육선생님께서 갑자기 10km를 뛰면 안된다고 하시면서 지난 주부터 저녁먹고 계속 뛰라고 하신다. 뛰는 바퀴 수도 정해주셔서 대충 뛰다가 들어올 수도 없는 일이다. 첫날에는 4바퀴밖에 안 뛰어서 굉장히 빨리 뛰고 들어왔는데 그 다음날 8바퀴를 뛰는 등 점점 바퀴수가 늘어났다. 목요일 금요일에는 다행히 비가 와서 안 뛰었지만 어제랑 오늘은 비가 안와서 뛰었다. 어제는 14바퀴였고, 오늘도 14바퀴였다. 어제는 밥을 많이 먹고 뛰어서 옆구리가 좀 아팠다. 체육선생님께서는 옆구리에는 아무 장기가 없어서 아파도 된다고 하셨지만 그건 근거없는 소리일 뿐이다. 내 옆구리에는 콩팥이 있다. 뭐 그냥 그렇단 말이다. 어제의 경험을 교훈삼아 오늘은 밥을 반공기만 먹었다. 전부터 육상대회나갈 때 부터 느꼈었는데 원래 뛰기 전에는 많이 먹으면 안되는거다. 전에 도대회나갔을 때도 그 영동중 코치님이 뛰기 전날은 고기를 많이 먹게 하지만 그 외에는 군에서 주는 음식을 제외하고는 먹으면 안되고 경기 당일 아침에도 고기류는 먹으면 안된다고 했었다. 그런데 오늘 저녁은 카레였다. 고기도 들었었다. 그래도 반공기만 먹었다. 다 먹고 밖에서 축구 좀 하다가 30분에 뛰었다. 오늘은 옆구리는 많이 안 아팠다. 그래서 어제에 비해서 조금 더 빨리 뛸 수 있었다. 연습 첫날부터 나는 계속 1등만 했다. 나잇값은 해야되겠지. 우성제는 예외. 조규상은 2등이고 권동혁이 3등을 한다. 우성제는 하도 못뛰어서 내가 등수 계산을 안했다. 조규상보다 권동혁이 더 빨리 뛰는 것 같은데 꼭 등수보면 조규상이 먼저 들어온다.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조규상 그 도대회 나가서 연습삼아 30분 뛰라고 했을 때 보니까 초등학생들보다 못 뛰던데. 뭐 그냥 그렇다. 내일은 18바퀴라는데 힘들 것 같다. 하지 말아야 한다. 이곳은 운동장이라서 땅도 괜찮고, 평지니까 괜찮지만 마라톤 10km뛸 때엔 도로에서 뛸 테니까 땅도 딱딱하고 경사도 좀 있을텐데 걱정이 된다. 저번에 도대회나가서 5km까지는 뛰어봤고, 쉬면서는 최대 8km까지는 뛰어봤고, 집까지 14km정도 되는 길을 걸어서는 가봤는데 10km를 안쉬고 뛰는건 나도 장담 못할 것 같다. 뭐 그냥 그렇다. 내일 뛰기 싫다. 뛰기 싫어도 최대한 뛰려면 열심히는 좀 해봐야겠지? 막막하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10km뛴다고 했었더라. 미쳤었나보다. 이젠 생각도 하기 싫다. 그러니까 이제 글을 끝낼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서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