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심심하면 하상욱 시인이 쓴 시를 보고 있다. 보면 볼수록 하상욱 시인이 참 굉장하게 느껴진다. 이 시인은 다른 시인들처럼 시를 자연에 관해서 쓰거나, 인생에 관해서 쓰지 않는다. 그렇다고 온갖 어려운 어휘들을 구사하며 시를 써내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충분히 공감할 만한 글을 길게 쓰지도 않고 짧게 써낼 뿐이다. 쉽게 말해서 짧고 굵은 형식이다. 이 시들을 읽을 때면 교과서에 나오는 다른 시들을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을 받는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시들은 정답을 맞히기 위해 배우고 느끼는 것 같지만 이 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내용도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라서 쉽게 이해가 된다. 1학년 때 학교에서 글을 쓸 때, 교장선생님께서는 무조건 글을 길게 쓰라고 하셨는데 하상욱 시인의 시를 읽은 뒤에는 꼭 그래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꼭 내용이 많아야 좋은 것이 아니고, 본인의 느낌을 간단하고 짧게 요약해서 쓰는 것 또한 좋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백문 불여일견(百聞 不如一見) 하상욱 시인의 시를 예로 몇 가지 들어보겠다. 하상욱 시인의 시 중에 '알람'이라는 시가 있다. "늘 고마운 당신인데 바보처럼 짜증내요" 보통의 다른 시들처럼 보자면 이 시는 '고마운 당신'에게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는 시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하상욱 시인은 제목을 '알람'으로 정하면서 반전을 주었다. 이런 점 또한 하상욱 시인의 시를 읽을 때, 소소한 재미로 느껴질 수 있다. 매일 알람이 울릴 때, 마음속으로 '5분만 더'를 외치며 짜증을 내던 나로서는 공감할 수밖에 없는 시내용이다. 또 다른 시를 예로 들어보겠다. '출근'이라는 시가 있다. "니 생각에 잠 못 이뤄" 학생인 나에게 출근 이라는 단어 대신 등교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상당히 와 닿을 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숙제를 안했다거나 내일 시간표가 걱정이 되서 다음 날 학교 갈 걱정에 고민해본 경험은 한 번 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마음을 하상욱 시인은 직장인이었기에 직장인의 입장에서 '출근'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쓴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의 시를 예로 더 들어보겠다. "생각의 차이일까 오해의 문제일까"라는 내용의 '미용실'이라는 시다. 지금의 내가 아주 공감되는 내용의 시다. 얼마 전 미용실에 가서 "깔끔하게 잘라주세요"하고 머리카락을 잘랐는데 결과는 내가 생각하고 있던 그런 머리가 아니고, 군대 가기 직전의 짧은 머리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이런 생각해본 적이 없진 않을 것 같다. 이처럼 하상욱 시인의 시는 짧은 글로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시라고 볼 수 있다. 하상욱 시인의 시. 단 두 줄의 짧은 시를 읽는 동안 나는 심상이 확장되는 느낌을 받았다. 고정관념을 깨라, 창의력을 길러라 하는 말이 하상욱 시인의 시로써 표현된 것 같았다. 하상욱 시인은 SNS를 통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싸우려고 하면 누구와도 싸울 수 있구요 공감하려 하면 누구와도 나눌 수 있어요." 나중에도 하상욱 시인의 시를 다시 읽으며 격한 공감도 느껴보고 한 번 더 개척되지 않은 신대륙을 모험하는 콜럼버스도 되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출판사 - 중앙북스 제목 - 서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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