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이 되니까 모든 것이 다 좋아진 것 같다. 청소구역부터 시작해가지고 U-Class 자리같은 거 말이다. 나이먹는게 좋긴 좋은 것 같다. 작년같은 경우에는 도움도 하나도 안되고 보면 놀리기나 하는 음란마귀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졸업했다. 그래서 이젠 학교에 날 놀릴만한 간 큰 사람은 없다. 그게 첫번째고 두 번째는 청소구역도 좋아졌다. 작년에는 U-Class 청소였는데 그곳은 야자만 하면 난장판이라서 좀 별로다. 뭐 지금은 형들이 없어서 좀 덜 더러울 지도 모른다. 근데 거기 청소기 내가 필터 1년동안 한번도 안 비웠다. 올해 청소가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내 알바 아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 나는 과학실 청소다. 지금 모든 학교 청소구역중에 가장 편한 곳을 뽑는다면 과학실일 거다. 과학실은 거의 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첫날에 A4용지 쌓여있던거 분리수거하고 둘째날에 청소기 한 번 돌린 이후로 할 일이 없다. 맨날 가보기는 가보는데 번쩍번쩍거린다. 근데 가끔 보면 바닥이 물바다다. 과학실에 천장없나? 하여튼 그렇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U-Class 자리다. 올해엔 자리가 좀 구석자리다. 지금까지 계속 구석자리였는데 차원이 다른 구석자리다. 따지면 가로 5에 세로 5정도로 책상이 있다면 가로 5번째 줄에 세로 2번째 줄이다. 나름 괜찮은 자리다. 내가 1학년때나 2학년때엔 선생님 앉아 계신 곳에서 오른쪽으로 고개만 살짝 꺾으면 내가 보였다. 운도 지지리도 없지. 1학년때나 2학년때, 2년이나 그렇게 앉다니 참. 이건 내가 모르는 비밀조직의 음모가 분명하다. 쨌든 올해엔 뭐든 만족한다. 3학년 되니까 긍정적인 부분도 몇단계 업그레이드 되서 그런가 나쁜 것은 없는 것 같다. 와 나중에도 올해만 같으면 좋겠다.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