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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자서전
작성자 남인화 등록일 13.09.05 조회수 29

나는 언제나 정신없이 살아왔다. 지금 중학교 2학년 학생이라는 한 직급을 가진 사람이 되기 까지, 모두가 겪은 그 사람이 되기까지의 나를 오늘 소개하려고 한다. 날 아는 사람들중엔 나를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고 지금도 그렇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하면 그렇지 않은게 더 옳은 말이다. 내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는, 난 단지 허약하고 평범한 어느 한 아이였다. 그러나 어느 날, 난 숙제를 해야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모든 과목의 모든 숙제가 빽빽하게 들어차있던 그 날은 모두에게 지옥같은 날이었지만, 난 그 날 이상하게도 종이접기가 하고 싶었고, 엄마는 숙제를 마치면 할 수 있다고 일러주셨다. 그 말에 사실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숙제를 하면서, 정말 미친듯이 하면서, 비록 어리고 하찮은 동기를 가진 상태로 공부를 했더라도 그렇게 미친듯이 공부를 해본적이 아직까지 전무후무하다. 3시간은 걸리는 숙제를 1시간만에 해치우고는 유유히 종이접기를 하면서 어린 나이에 공부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뒤에는 이상하게 쉬웠다. 난 공부가 쉽다는 느낌보다 공부가 쉽다는 말에, 내가 직접한 그 말자체에 힘입어 수업을 열심히 들었고 나름의 재능도 발견했다. 그 한순간의 말도 않될 정도의 노력이 나를 한 특징을 가진 학생으로 만들어주었다. 난 언제나 그런 일이 나에게 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놀랍고 대단하게 여기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선로로 방향을 잡고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후회가 된다. 결국 모두가 가는 길에 특징을 잡는 사람들의 하나가 됨은, 모든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인지 한동안은 여러 다른 선로에 눈이 끌리기도 했고, 또 가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하루하루 결심을 하고 풀리는 시간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보다 적었다. 내 결심은 의무보다 약했다. 그래서 난 결국 가장 간단한 방법을 선택했다. 가장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을 미뤘다. 모든 것에 더한 의욕을 버리고, 더한 생각을 빼고, 떨어진 꽃잎이 차에 밟히는 모습에 웃으며 공감하면서, 선택을 미뤘다. 그러나 지금 자서전을 쓰면서, 내가 선택을 앞당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친구들과 놀면서, 오늘 숙제를 하면서, 내일 숙제를 안해서 혼날 모습을 상상하면서 나는 스스로 그러고 있었다.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짧은 자서전을 쓰면서 생각해본다. 내일이라도 이런 자서전은 쓸 수 없을 거라고. 오늘은 지나갔다. 그리고 선택은 앞당겨졌다. 내 인생은 이렇게 정신없이 흘러간다. 그리고 내일도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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