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경험하고 쓰는 일기기에, 솔직히 써보도록 하겠다. 일단 아침엔, 정신없이 씻고 먹고 집을 나온다. 차를 타고 창문을 보면서 학교에 오지만 정신이 없는 터라 영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학교에 오니 지각이다. 최대한 조용히 교무실 앞을 통과하고 싶었지만 그만큼 시끄럽게 통과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딱 걸렸지만 그냥 통과시켜 주셨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들이 지나고 점심이다. 교실엔 아무도 없고 잠시 왕따가 된 기분을 즐겨본다. 즐겨본다는 표현이 상당히 이상하지만 별로 나쁜 표현은 아닌 것 같다. 하여튼 왕따든 뭐든 간에 혼자가 되는 건 별로 나쁜게 아닌 것 같다. 여담이지만 애들이 폭력을 행사하고 횡포를 부리지 않는 한에는 왕따가 되도 괜찮겠다. 그리고 입안이 심심찮게 심심하길래 양치질을 생각해봤다. 그래서 했다. 같이 하는 애들이 없기에 왕따가 된 기분이 더하게 느껴진다. 근데도 여전히 나쁘지가 않다. 허허. 이제야 입안이 좀 상큼한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엔 머리가 심심하길래 3학년 교실에 놀러가 보았다. 그래서 좀 짱박고 있다가 종이 울리고 교실로 귀환했다. 또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고 청소시간이다. 몸에서 좀 땀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재빨리 교실을 탈출했다. 그리곤 여기저기 뛰어다니다가 한자시간에 배운 문구가 떠올라서 그대로 해보았다. 꽃주위에서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넋놓고 또 돌아다녔다. 나만큼 왕따같고 멍청하고 이상한 인간이 또 어디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근데 정말 진심으로 그건 별로 나쁜게 아닌 것 같은데 하고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제야 이 생각 자체가 그런 이상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근데 정말 나쁜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지울 수 없었다. 그 후엔 한자공부를 하러 들어오고 또 이러쿵저러쿵. 이번엔 다 끝나고 저녁 시간이 되었다. 별로 맛있는 잔치국수를 먹고나니 또 다시 머리가 심심했다. 이제 뭐하지. 그래서 성제형따라 우리 학생들의 매점과 같은 마트를 갔다. 난 아무것도 안했지만 오히려 왕따같이 있으면서도 근처에 사람이 있긴 하니까 재미있었다. 사람구경이 질리고 재미없긴 해도 없는 것보다야 훨씬 더 재미있는 볼거리였다. 그리고 마트에서 성제형을 열심히 찔러보았다. 뭐 기꺼이 무언가 맛있는 것을 사주면 받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머릿수 채우기에 재미를 느꼈구나 싶었다. 결과는 후자였다. 어찌보면 이게 무조건 조르는 것보다 나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애초에 기꺼이 사줄 사람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너나 나나 좋을테니까 사준거라 이말이다. 하여튼 그래서 또 다시 왕따같이 걸어서 학교에 돌아왔다. 왕따놀이 여기서 그만둘까 생각해 보았는데 언젠가 왕따가 되는 것도 내 삶의 목표에 넣어봐야겠다. 왕따놀이 시켜주는 멍청이들을 서울구경시켜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또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종이 쳤고 이런저런 짓을 하다가 지금이 되었다. 방금 어떤 괴기스러운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해 보았는데 우리들은 참 기계처럼 글을 쓴다고 생각해보았다. 내가 환청을 들은 것인지(사실 이게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진짜 들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참 사람들은 누구를 잡아 끌던간에 누구나 정신병환자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정상적인 사람이란게 존재하는지 공금하다. 정상인이란 무엇인가. 뭐 어찌하고 저찌하여 오늘은 참 왕따놀이로도 그렇고 별 이상한 생각으로 채워진 내가 살던 세상이였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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