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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어딘가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
작성자 남인화 등록일 13.03.28 조회수 27

안녕. 너희에게 국경선을 뛰어넘은 편지를 써볼게. 사실 평양 어딘가에 평화롭게 살면서 남조선 어딘가의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너에게 편지를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테지만 그래도 어느날 기침한번 하면서 '누가 내 생각을 하나?' 하면서 라도 한번 하면 좋겠지. 뭐 막연히 상촌에 누군가 자기에게 통일을 깊이 바란다고 생각해주면 더 좋겠지. 어쟀거나 이만 각설하고, 너희 요즘 잘 지내니? 교과서에선 그래도 조금 제한을 풀었다고 하던데 남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참 공금해. 너희가 남한에 대해 생각하는 만큼 우리도 북한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 뭐 남한을 염두해두지 않았다면 좀 서운하겠지만. 어쨌든 북한 생활은 재미있니? 너희가 살고있던 것을 '북한 생활' 이라고 하면 좀 이상하긴 하지만 남한의 기준으로 보면 그렇지. 북한 생활은 아직도 좀 제한적이라던데, 어떠니? 사실 너희가 '그건 좀 제한적이긴 하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이상한 거겠지만. 우리가 좀 많이 자유롭긴 하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우린 언제나 남에게 피해가 가지않는다면 뭐든 가능해. 홍대같이 젊은이들의 거리에가면 사람들이 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명동을 가면 수십수백명의 사람이 서로다른 옷과 얼굴을 하고 온사방으로 흩어져나가. 조금 어지럽기도 하지만 활기찬 도시의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지. 이렇게 남한은 상당히 자유로워. 지금 쓰는 편지도 어찌보면 자유로움의 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 만약 만나게 된다면 너희에게 내가 말해준 남한이자 북한에 대해 듣고싶어. 내가 지금까지 말한 자유로움이 신기하다는 느낌이나 이미 충분히 겪고 있는 자유라던가. 너희가 생각하는 남한은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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