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자’ GE도 소프트웨어에 사활-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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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종환 | 등록일 | 15.03.21 | 조회수 | 112 |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벤처 캐피털리스트 마크 안데르센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하는 세상이 다가온다’는 흥미로운 주장을 펼쳤다. 그는 비디오 유통 기업 블록버스터를 무너뜨린 넷플릭스나 미국의 유서 깊은 체인 서점 보더스가 아마존에 의해 사라진 사례를 들면서 다양한 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로 무장한 기업들이 기존 시장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그는 아무리 뛰어난 역량을 지닌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혁명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E, ‘프레딕스’로 사물인터넷 시장 진출 오늘날 정보기술(IT) 산업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이미 하드웨어는 대부분의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고 활발하게 표준화되면서 각 기업들 간 역량 차이가 하루가 다르게 좁혀지고 있다. 반면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각종 부품을 유기적으로 제어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려면 운영체제와 응용 프로그램 등 각종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의 수준에 따라 스마트폰의 성능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많은 스마트폰 기업들은 한결같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애플은 강력한 성능의 운영체제와 앱스토어 등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이 집약된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독자적인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IT 이외의 산업에서도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 자동차 기업의 오랜 화두는 엔진 등 기계장치의 성능 향상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동차 개발 비용의 절반 정도가 부품 제어와 인포테인먼트를 위한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 및 탑재에 소요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로 오늘날 대부분의 자동차에서는 주행은 물론이고 편의 장치를 실행하고 경로를 안내하는 등의 대부분의 기능들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 등 차세대 자동차를 비롯해 사람의 판단을 대신해 스스로 움직이는 무인 자동차에서는 소프트웨어의 비중 및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므로 많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고 기업 간 특허 분쟁에서 내비게이션과 차량용 통신, 멀티미디어 등 소프트웨어 특허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구글과 애플 등 많은 IT 기업들도 자사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자동차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마트가 세계 제일의 유통 기업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비결 역시 경쟁사보다 앞선 끊임없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다. 월마트는 고객 정보는 물론이고 상품 및 물류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재고 유지와 상품 수급 조절 및 각종 마케팅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도 첨단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가진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한 항공기 엔진이나 발전 터빈 등 중대형 기계장치를 제조하는 제너럴일렉트릭(GE) 역시 새로운 산업화 시대의 중심은 소프트웨어라고 판단하고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GE는 사물인터넷 기술과 결합한 생산관리 소프트웨어 프레딕스(Predix)를 개발하는 등 소프트웨어를 통한 주력 비즈니스 강화 및 신성장 동력 창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과 국가의 소프트웨어 경쟁 치열 에니악(ENIAC) 등 최초의 컴퓨터가 세상에 모습을 보인 이후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는 개별 컴퓨터에서만 동작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당시 컴퓨터 하드웨어를 만들던 기업들은 소프트웨어까지 동시에 만들었는데, 여러 기업을 중심으로 컴퓨터의 보급과 활용이 꾸준하게 증가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의 부산물로만 취급됐다. 그러나 1980년대와 1990년대에 걸쳐 가정용 컴퓨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면서 소프트웨어가 범용 상품으로 유통되기 시작했다. 특히 컴퓨터 하드웨어 기술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소프트웨어가 컴퓨터 성능 향상의 핵심으로 간주됐다. 따라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했다. 특히 윈도 운영체제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나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오라클과 같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업이 IT 시장을 주도하는 강자로 부상했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고성능 소프트웨어가 컴퓨터를 넘어 TV와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 기기에 폭넓게 적용되면서 소프트웨어 역량은 단순히 기술력을 넘어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 데이터 등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함에 따라 오늘날 IT 산업에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보다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오픈 소스 운동의 부상 역시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소프트웨어 작성을 위한 프로그램 코드까지 완전히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고 수정할 수 있게 한 오픈 소스 운동은 전 세계의 수많은 개인과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면서 소프트웨어 기술 및 IT 산업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이에 따라 오늘날에는 리눅스와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는 물론이고 각종 미들웨어와 응용 프로그램 등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과 빅 데이터 등 새로운 핵심 기술을 위한 소프트웨어까지 오픈 소스로 공개되면서 오픈 소스 운동의 중요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여러 산업에 걸쳐 소프트웨어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 발전의 흐름을 놓침으로써 기업이 큰 위기에 빠질 위험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마크 안데르센 역시 소프트웨어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조차 세일즈포스나 구글 같은 새로운 기업들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IT 기업은 물론이고 IT 산업에 속하지 않는 기업들도 소프트웨어의 발전이 미래 자사의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주력인 컴퓨터 하드웨어 시장의 경쟁 심화로 고전하던 IBM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면서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실적 악화에 비틀거리던 IBM을 맡은 신임 최고경영자(CEO) 루이스 거스너는 IT 산업의 미래는 소프트웨어에 있다고 결론 내리고 IBM을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노력에 착수했다. 거스너 CEO는 애플을 누르고 개인용 컴퓨터 시장의 지각변동을 가져온 PC사업부를 비롯해 수많은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정리하고 소프트웨어와 컨설팅 서비스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 이런 그의 과감한 결단과 실행을 통해 IBM은 다시 IT 산업의 강자로 거듭날 수 있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기업을 넘어 국가 차원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IT 산업의 중심인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까지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고 한국도 소프트웨어를 미래 경제 발전의 핵심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역량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소프트웨어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막대한 자본 투자가 아니라 창의력을 갖춘 인재의 확보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보다 많은 인재들이 소프트웨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강화하는 게 미래 소프트웨어 시대의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50&aid=0000037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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