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르는 초등학생 심리 보고서-1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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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손은정 | 등록일 | 13.11.25 | 조회수 | 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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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신경질적인 아이, 집에서는 공손한 아이 학교에서 온갖 신경질을 다 부리며 친구들 위에 군림하는 아이들이 있다. 보통 아이들은 이 아이의 짜증과 욕설 및 폭력적인 행동이 싫어서라도 무반응을 보이거나 아니면 당하고만 있거나 혹은 매일같이 함께 툭탁툭탁 다툰다. 학교 선생님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야단을 쳐도 코웃음만 칠뿐이다. 그러나 이 아이들을 지도하기 위해 가정에 연락을 하면 많은 엄마들이 상당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가정에서는 세상에 다시없는 얌전하고 효성스러운 아들, 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죄송하다고 말하지만 마음 속 깊이 선생님에 대한 원망을 쌓으며 도대체 이렇게 예쁜 우리 아이가 무엇이 잘못되었나 싶어 혹시 선생님이 무엇을 바라는 것은 아닌가, 혹은 선생님에게 완전히 낙인찍힌 것은 아닌가 갈등하고 고민이 깊어지기도 한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학교에서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짐작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아이들은 왜 이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학교에서는 강력하게 군림하면서 가정에서는 너무나 얌전한 이런 아이들은 대게 매우 엄격한 가정에서 성장한다. 엄마와 아빠가 모두 권위적이고 엄격하기 때문에 아이는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다. 보통 성장에는 넘치는 끼를 가지고 마음껏 발산시키며 자라야 하는데 이 아이들은 넘치는 끼를 발산할 곳도 없다. 꾹꾹 마음속에 눌러가며 억압한 정서는 해가 갈수록 더 크게 곪아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꽉 움켜쥔 곳은 나중에 폭발하기 마련이다. 이 아이들은 가정 이외에 하루 중 가장 많은 생활을 함께하는 학교에 가서 억눌린 정서를 모두 다 해소시키려고 한다. 학교 선생님이 아무리 엄격하다해도 가정에 계신 부모님보다는 당연히 엄격하지 않기 때문에 야단맞거나 친구들 앞에서 지적받는 것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 아이들은 대게 학교성적은 매우 우수하다. 가정에서 잘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리적으로는 오히려 방임시켜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보다 더 불안정하다. 이혼한 가정에서 아빠가 혼자 딸을 키우던 사례를 살펴보자. 아빠는 에미 없이 자란 아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려워 똑똑하고 야무진 딸을 엄청나게 가혹하게 키웠다.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았으며 아이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하면 퇴근 후 돌아와 엄격하게 매질을 했다. 이 아이는 학습적으로는 완벽했지만 과잉행동 증상이 매우 심한 아이였다. 평상시에 어투도 하이톤 이었으며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대화는 서로 나누는 말이 아니라 이 아이가 거의 일방적으로 욕설을 하거나 소리를 질러서 의사소통을 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학급 아이들은 이 아이를 상당히 두려워했다. 학부모 상담차 전화를 드렸을 때까지 아버지는 아이가 학교에서 하는 행동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결국 담임의 권유로 아이와 아빠는 함께 가족상담을 받았고 아이는 약물치료를 병행해서 마음의 상처를 서서히 회복시켜 나갈 수 있었지만 아이가 행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고 혼내고 아프게 한 결과치고는 참 힘들고 아픈 과정을 다시금 겪을 수밖에 없는 것이 되고 말았다. 이혼가정이든 그렇지 않든 모든 것을 다 떠나 아이를 매질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아이가 자기 잘못을 고치기 이전에 매질로 인해 얻는 것은 세상에 대한 절망과 자기 스스로에 대한 끝도 없는 자기 비하와 본인을 이런 상황으로 내몬 세상에 대한 증오와 분노 밖에는 만지 않게 된다. 분노로 가득한 아이들이 자라서 살아갈 삶에 대해 한번쯤 더 생각해보자.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자, 그게 뭐 어려운 일이겠는가. 매질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사랑으로 품어 주는 마음의 여유 또한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또다른 예도 있다. 현식이(가명.12)는 학습적으로 매우 우수한 아이였다. 현식이의 부모님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분들로 아이를 총명하게 키우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늘 아이에 대한 사랑도 지극하신 분들이었다. 그러나 아이는 학교에 일단 오면서 집에 갈 때까지 쉴 세 없이 떠들며 다른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했다. 알아보니 그 전 학년에서도 매우 유명했던 모양, 가정에 전화를 해도 아이가 너무나 얌전하고 바르게 자라고 있는데 도대체 왜 자꾸만 지적하느냐고 항의를 받기 쉬우니 그냥 참고 일 년을 보내는 편이 좋다는 다른 분들의 조언이 있을 정도였다. 그냥 수다스럽기만 하다면 괜찮겠지만 이 아이의 가장 큰 문제는 약한 아이들만 골라서 욕설을 하고 정서적인 모욕감을 지속적으로 안겨준다는데 있었다. 당한 아이들은 억울하고 분하지만 현식이의 현란한 말발에 일침을 가했다가는 더 큰 보복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것을 뻔히 알기에 입을 다물었다. 결국 행동적인 면을 모두 기록해 가정으로 연락을 드렸지만 엄마의 반응은 다른 분들이 말씀하신 내용과 다를 바가 없었다. 가정에서는 너무나 훌륭한 아들이라는 것이다. 왜 자꾸 아이의 장점을 보지 않고 단점만 보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기에는 너무 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입기에 지도 좀 부탁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전화를 끊었는데 다음날 엄청나게 많이 혼을 내어 아이를 등교시켰다. 아이의 축처진 모습을 보니 더 이상 미안해서 전화를 드릴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아이는 변한 것이 없이 진급을 했고 여전히 반 아이들을 괴롭혀서 힘들다는 하소연을 듣게 만들었다.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현식이는 가정에서는 지극히 순정적인 아이라는 것이다. 엄마가 내주는 살인적인 학습스케쥴을 모조리 다 소화할 뿐만 아니라 보통 아이들은 감당하기 힘든 과제들도 척척 해내는 그런 아이라는 것. 한번도 No를 외쳐보지 않은 아이가 No라고 해도 받아주는 공간을 만났을 때는 걷잡을 수 없이 보여 지는 전혀 다른 모습들은 상상이상이다. 문제는 부모가 은연중에 강요했던 모든 것들이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여 나타나게 되는 데 있다. 지나친 완벽주의와 아이를 부모의 소유물로 여기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정서는 이렇게 이중적인 아이들로 자라게 만드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반드시 너는 ~~이렇게 자라라. 라고 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하나의 인격체로 자라고 성장해나간다. 아이의 모습을 결정짓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는 부모이지만 삶의 모습을 결정지어 가는 것은 아이의 몫이다. 걷다가 넘어지면 어떠랴 밥먹다가 흘리면 좀 어떠랴 친구랑 다투다가 좀 맞고 오면 또 어떠랴 해야 할 일을 완벽하게 끝내지 못했으면 또 어떠랴... 아이도 인간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통해 다음에는 두 번 실수하지 않겠다는 생각쯤은 스스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아이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원한다면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간섭하지 말고 아이와 대화를 통해 협의하는 과정을 꼭 거치자. 부모와 대화를 통해 결정하는 습관이 몸에 베인 아이들은 상대방의 의견에도 귀기울일줄 알고 타인의 마음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기 때문이다. 결론은 오늘도 사랑이다. 많이 사랑하자. 더 이상 이렇게 가정에서 마음을 다쳐오는 아이들이 없기를 오늘도 간절히 바란다. 그것은 행복하게 자라고 있는 다른 아이들이 다치지 예방하기 위한 바램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교과서 여행>의 저자 김oo 님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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