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동네에 심술꾸러기 소년 명식이가 살았어요. 명식이는 친구들만 보면 심술을 부려서 친구들은 ‘명식’이라는 이름 대신 ‘심술이’라고 불렀어요. 명식이는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고 항상 별명을 불렀어요. 소영이는 ‘소갈딱지’, 장수는 ‘짜장면’, 키가 작은 영혜는 ‘꼬맹 이’, 키가 큰 수영이는 ‘빗자루’, 몸이 통통한 지은이는 ‘돼지’라고 불렀어요. 항상 친구들이 싫어하는 별명을 붙여서 부르고 다녔답니다. 그 외에도 명식이가 심술부리 는 것은 아주 많았어요. 남자 아이들이 구슬치기를 하고 있으면 뛰어와서 구슬을 흩어 놓기 도 하고, 제기차기를 하고 있으면 제기를 도랑으로 차 넣어 버리기도 했어요. 여자 친구들이 고무줄놀이 하는 곳에 슬그머니 나타나 고무줄을 끊고 달아나기도 했어요. 그래서 친구들은 저 멀리 명식이가 보이기만 해도 다른 곳으로 피해서 가 버렸어요. 어느 날 현명이가 서울에서 우리 동네로 이사를 왔어요. 학교 갔다 오는 길에 명식이는 친 구들과 같이 걸어오는 현명이를 보았어요. “야, 너 어디서 왔냐?”하고 물었어요. 현명이는 “응, 나는 서울에서 살다가 여기로 이사 왔어.”하고 대답했어요. 명식이가 퉁명스럽게 또 한 마디 했어요. “아, 서울 멍청이! 이제부 터 네 별명은 서울 멍청이다.” 그러자 현명이는 명식이를 향해 “응, 그런데 넌 참 멋있게 생 겼다. 나는 너를 멋쟁이로 부를게.” 그 말을 듣고 있던 친구들이 “얘가 어째서 멋있게 생겼니? 심술궂게 생겼지.”하고 말했어 요. 그러자 현명이는 “멋쟁이 눈에는 멋쟁이만 보이고, 멍청이 눈에는 멍청이만 보여.”라고 말했어요. 그 말에 친구들이 모두 하하하 웃었어요. 명식이는 그만 부끄러워서 그 자리에서 얼른 도망치고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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