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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과 사과
작성자 오석초 등록일 09.04.28 조회수 213
프랑스 소년 사관학교 앞에 있는 사과 가게에는

휴식 시간마다 사과를 사 먹는 학생들로 늘 붐볐다.

그 사과 가게는 맛있기로 유명해서

사관 학교 학생들은 매일 그 가게의 사과를 사 먹곤 했다.

그러나 그 많은 학생들과는 달리, 돈이 없어서 저만치 떨어진

곳에 혼자 서 있는 학생 하나가 있었다.

그 학생은 사과를 먹고 싶었지만 가난했기 때문에 사과를 사먹을 돈이 없어

항상 뒤에서 친구들을 바라봐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머니는 저만치 서 있던 그 학생을 불러서 사과 한 개를 건네주며 말했다.


" 학생, 이리와요. 사과 하나 줄테니 와서 먹어요. "


"아주머니, 저는 돈이 없어서 사과를 살 수가 없어요."


"괜찮아요.  얼마나 사과가 먹고 싶었을까.

앞으로 언제든지 사과가 먹고 싶으면 와서 먹어요. 돈은 안 받을테니."


가게의 여주인은 가난한 그 학생의 사정을 알고, 매일 만날 때마다 사과를 주었고

그 학생은 고마움에 눈물을 흘리며

먼 훗날, 꼭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사과값을 갚겠다고 다짐했다.


그 뒤 3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사과 가게 여주인은 그 사이에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사과를 팔고 있었다.

어느 날 장교 한 사람이 부하들과 함께 그 사과 가게를 찾아왔다.


" 할머니, 사과 한 개만 주세요. "


장교는 사과를 맛있게 먹으면서 말했다.


" 할머니, 이 사과 맛이 참 좋습니다. "


할머니는 빙그레 웃으며, 그 장교에게 앉으라고 의자를 권하였다.


" 군인 양반, 자랑 같지만 지금의 황제이신 나폴레옹 황제께서도

소년 사관학교 시절에, 우리 가게에서 가끔 사과를 사서, 그렇게 맛있게 드셨지요.

벌써 30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 내가 듣기로는 그 때 그 학생은 가난해서, 늘 할머니께서 사과를

그냥 주셔서 얻어 먹었다고 하던데요. "


이 말을 들은 할머니는 펄쩍 뛰면서,


" 아니오, 그건 군인 양반이 잘못 들은 거예요.

그때 그 학생은 받드시 돈을 꼭꼭 내고 사 먹었지요.

한 번도 그냥 얻어 먹은 일은 절대로 없었어요. "


할머니는 나폴레옹 황제가 소년 시절에 겪은 어려웠던 일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 내리는 것이 싫은 듯 이렇게 극구 부인하였다.

그러자 장교는 다시 물었다.


"할머니는 지금도 황제의 소년 시절 얼굴을 기억하십니까? "


할머니는 조용히 고개를 옆으로 저으면서 먼 하늘을 바라보았다.

가난했던 그 학생에게 동정을 베풀던 옛날의 추억을 더듬는 듯 했다.

그런데 이 때 장교는 갑자기 먹든 사과를 의자에 놓고 일어나,

할머니의 손을 두 손으로 꽉 잡으며 눈물을 흘렸다.


" 할머니, 제가 바로 나폴레옹 황제입니다. "


" 예?  당신이 나폴레옹 황제라고요? "


" 예, 제가 바로 30년 전에 돈이 없어 사과를 사 먹지 못할 때,

할머니 께서 가끔 저에게 사과를 주신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입니다.

그 때의 사과 맛은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 그 때 그 사과를 먹으면서, 언젠가는 할머니의 은혜를 꼭 갚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을 했습니다."


나폴레옹에게 두 손을 집힌 채, 어찌할 줄을 모르는 할머니 눈에선

어느 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폴레옹 황제는 금 돈이 가득 들어 있는

주머니를 할머니 손에 쥐어 주면서 말했다.


" 할머니, 이것은 저의 얼굴이 새겨진 금돈입니다. 이 돈을 쓰실 때마다

  저를 생각해 주십시오. 정말 고마웠습니다. 할머니. "


  나폴레옹은 오랫동안 할머니의 손을 꼭 잡아준 뒤

모자를 쓰고 부하들과 함께 길을 나섰다.

나폴레옹의 모습이 안 보일때까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발췌: 반딧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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