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그림책 어때요?(재미팡팡에서 함께 보면서)
“마법침대”와 “짖어봐 조지야”인데 둘 다 여러 번 읽어달라는 인기있는 책들이다. 주문을 외어서 침대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가보는
꿈같은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중 하늘을 나는 양탄자가 생각난다. 그때도 어찌나 동경했었는 지 모른다. 누구나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심리를 잘 다뤘다. 책 “마법침대”를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자기 상상대로 가는 꿈을 우린 날마다 꾼다. 꿈꾸면서 그 환상에
잠시나마 행복하다.
조지는 자기 소리를 안내고 계속 다른 동물들의 소리를 낸다. 그러다가 의사가 동물들을 하나씩 끄집어내면서 자기 목소리를 낸다.
짖어봐 조지야”를 모두 좋아하니 우린 거기에 나오는 동물 흉내를 내었다. 고양이, 오리, 돼지, 소들의 소리를 슬프게도 또
즐겁게도 화나게도 하면서 말이다. 다들 저마다 소리를 내면서 다른 소리도 낸다. 사자소리, 늑대소리....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나는 나일때 비로소 존재의미를 갖는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책을 통해 이해할거라 믿는다.
“양초귀신”과 치과의사드소트“ 같이 보다. 잘난체하는 훈장님과 동물들의 치과의사~는 단골 책이다. 몇 번 봐도 재밌다.
“물고기는 물고기야”와 “만희네 집”을 읽어주다. 물고기는 친구인 개구리가 여행하면서 본 여러 가지 생물들을 이야기해주는데 자기
몸에다 상상해서 덧붙인다.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다양한 색채감이 보는 눈맛이 있다. 이 책 역시 자꾸 읽어달라는 것 중의
하나다.
만희가 할머니네집으로 이사를 갔는데 집의 모습이 각 공간별로 정겹게 그려진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깔끔하게 잘 정돈된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다. 예스런 물건들이 고스란히 놓여있어 알게모르게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박물관이
아니더라도 생활에서 발견하는 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점점 사라지는 풍습을 다시 새롭게 해석해서 생활화하는 일 또한 우리네
정체성을 찾는데 필요하다. 한 개인은 그 사회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인가를 알려면 우리가 속한 시 공간을 읽어내면서
찾아갈 수 있다.
“솔이의 추석이야기”와 전통도구를 다룬 이야기 “아씨방 일곱동무”를 보다. 우리네 명절풍습과 잊혀져가는 바느질문화를 잘 보여준다. 그러면서 상생을 일깨워주는 좋은 책이다.
“색깔의 여왕”과 “쉿, 책속의 늑대를 조심해”라는 책을 보다. 색깔을 부르는 여왕이 마음내키는대로 끄집어내면서 다양한
색깔들이 나와 잔치를 벌이는 느낌이다. 화려하면서도 따듯한 색감이 눈에 들어오면서 편안하다. 아이들은 이런 책에 쉽게 동화된다.
책속의 늑대는 상상력이 뛰어나다. 늑대가 갑자기 책밖으로 나오니 책 속의 요정한테 부탁해 다르게 변하게 만든다. 이야기속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액자소설같은 이야기다. 색다른 구성방식이 재미를 더해준다. 우리도 그럴 때가 있다. 꿈속에서 쉬를 했는데 진짜
쉬한 경우처럼 말이다. 우리네 현실과 환상을 이어주는 그래서 더욱 친밀하다. 아이들은 꿈의 요정들이 아닌가...
“잃어버린 강아지”를 같이 보다. 정신지체인 주인공이 길거리에서 만난 강아지를 장애라는 이유로 양육하지 못하다가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찾는 이야기다. 정상(?)적인 기준이 모호함에도 편견들이 차별을 낳는다. 조금 이상하거나 모자라면 대우를 하지 않는다.
하긴 일반적인 아이들에게도 여러 가지 이유로 존중하지 않는 건 별 다르지 않다. 그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도 의견을 묻지 않고
어른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일들이 많다. 그림책을 통해서나마 누구나 그 자체로 인정받고 사랑받는게 당연하다는 걸 배우는
중이다....
“곰인형의 행복’”에선 버려진 인형들이 할아버지를 통해 다시 보살핌 받고 자기 슬픈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그림이 너무나
아름답고 해서 몇 번이나 읽어주는 책이다. 나오는 인형들이 하나같이 어딘가 망가져있는 모습이지만 나름대로 개성있게 그려있다.
아이들에게 뭔가 부족해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있음을 보여준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다. 살아있음으로 행복하고 존재 자체로
사랑받을 가치가 있다는 것 말이다....
“내 다리는 휠체어”라는 책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해본다. 소아마비라 바퀴의자를 탄 소녀는 스스로 할 수 있는데 일방적으로
도와주는 사람들로 불편해한다. 배려란 내 쪽에서 알아서 생각해주는 게 아니라 우선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서 잊을 수 있는 덕목이라 새삼스레 다가온다. 존중을 다시 배우고 있다.
"내게는 소리를 듣지못하는 여동생이 있습니다”를 같이 보다. 일본인 작가 특유의 섬세한 그림과 이야기가 잔잔하다. 같은
동양아이의 그림이라 더욱 쉽게 다가온다. 일본이 서양문물을 빨리 받은 탓인지 다양한 그림책들이 많다. 특히 장애라든가 환경에
관한 이야기들이 우세하다. 대부분 애니메이션들도 그렇다. 좋은 건 배워야한다. 배워서 고루 나누자.
*같이보면 좋은 책- ‘오체불만족’ ‘조금 다를뿐이야’
“쇠를 먹는 불가사리”를 같이 읽는다. 한 아주머니가 전쟁에서 죽은 남편 때문에 쇠를 먹는 밥풀인형을 만드는데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고 슬프다. 아이들이 불가사리가 되어 같이 쇠를 찾는다. 은근히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다. 아이들에게 평화를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들도 불가사리의 행방을 궁금해하고 다시 이야기는 계속된다. 마음에 짠하게 남는다. 이런 그림책이 아이들 가슴속에
오래 기억되길 바란다....내가 좋다고 아이들에게 다 좋은 건 아니지만 늘 영혼의 성장을 돕는 그림책을 고르느라 고민하면서
보여주는 것이니 나도 욕심이 좀 난다. 아무튼 천천히 가야할 터이다. 내가 먼저 꾸준히 가치있는 삶을 찾아가면서 말이다.
“새 친구가 이사왔어요”를 같이 본다. 5층집 빈 꼭대기방에 세를 놓으니 여러 동물들이 찾아온다. 그러나 한결같이 다른
층에 사는 동물들이 마음에 안든다고 트집을 놓으면서 좀처럼 이사를 오지않는다. 그러다가 비둘기는 집이 마음에 안들지만 이웃들이
마음에 든다며 이사를 온다. 비둘기는 다른 동물들이 흉을 본 것들을 모두 좋게 생각한다. 그 마음씨가 좋다. 남들이 보기엔
단점인데 장점으로 보니 말이다. 사람이 갖는 감정 중 혐오감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데 이런 편견이 서로를 멀어지게 한다. 이
그림책은 그래서 훌륭하다. 요즘 다른 사람, 특히 겉보기에 장애인에 대해서 배우는 중이어서 도움이 된다. 겉으로 보기에 나와
다르다고 상대안하고 아예 부정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가 더욱 친구가 되기 어렵다. 왕따 역시 편견의 증상이다.
왕따하는 아이나 당하는 아이나 서로 피해다. 왜냐하면 가까워지는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서로를 편견없이 대한다면 차별로 인한
피해나 이념과 종교적인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터이다. 서로를 인정하는 것부터 존중이 시작된다. 이 책은 나에게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뜨게 해준다. 그래서 고맙다....
“중세의 못말리는 여자들”을 읽어주다. 시대별로 묶은 책인데 당시에 몇 안되는 사회활동을 했던 여성들이야기다.
철학자부터 스포츠선수, 연금술사,,등등 흥미진진하니 한솔인 내가보고 난 뒤 바로 따라 읽다. 여성의 사회적역할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멍멍 의사선생님”과 “구두장이꼬마요정”을 읽어주다. 멍멍 의사선생님은 정말 재밌어 자꾸 읽어달라는 책이다. 가족들의 주치의로서 건강한 생활을 잘 알려주며 구두장이는 그림이 이뻐서 그런가 요정들의 몸짓이 사랑스런 책이다.
“가족앨범”을 읽어주다. 연이어 몸과 성에 관한 이야기다. 가족내 아동 성폭력을 다룬 이야기다. 성폭력상담소에 나온 통계를 보면
아동성폭력은 대부분 아는 사람들로부터 이뤄진다. 일상속에서 아동성폭력주제를 다룬 그림책이 별로 많지않은데 그래서 이 책은
탁월하다. 위급한 상황에서 무기력한 아이들이 어떻게 그 상황을 대처해야하는지 잘 알려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신의 느낌에 대해 잘 알아야하고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하고 표현을 해야한다. 그러려면 평소에 자기
이야기를 잘 할 수있어야한다. 그동안 어른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자라왔던 나의 어린 시절에 비하면 지금이야 너무나 말을
잘하는 아이들이지만 그래도 감정표현에 서툴다. 나도 아이들도 같이 제대로 감정을 드러내는 과정을 여기서 날마다 같이 겪고 있다.
조금씩 성숙해지길 바라면서...
*같이 보면 좋은 책- ‘슬픈 만돌린’ ‘나탈리, 네 잘못이 아니야’
“신나는 텐트치기”와 “입안에서 사라락, 사라락,” “똥떡”을 읽다.
홍준이가 졸렵다해서 이불깔아주니 다들 같이 눕는다. 그래서 누은 채 우리도 야영한다며 책을 보다. 똥떡을 볼땐 뒷간노래도 꼭 같이 부른다. 우리 옛 풍속을 알려주는 책이다.
“엄마가 알을 낳았대” 와 “ 아가야, 안녕?”이다. 둘 다 아기낳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그려진 것들이다. 여자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면서 보는데 남자 아이들은 선생님, 변태예요 하며 회피한다. 몸에 대해서 관심은 있지만 제대로 드러내고 말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경우 이런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야기 물꼬를 트려고 한다. 누구나 거쳐가야하고 알아야 하는 몸의 성장
과정을 다양하게 일상속에서 풀어가려한다. 대부분 이렇게 아이들이 나왔고 수술해서 나온 아이도 있다 하니 저마다 자기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해인인 어떻게 낳냐고 묻는다 그래서 병원아닌 조산원에서 낳은 경험을 들려주었다. 자기 출생의 경험들을 자기
긍정으로 가져가는 것 또한 살아가는데 생명력을 갖기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또한 자기 혼자 아닌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왔다는 것 역시 함께 사는 데 누구나 도와가며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그 깨달음이야말로 공존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그 깨달음으로 가고 싶다
*같이 보면 좋은 책-‘엄마가 아기를 가졌어요(독일아동도서대상작)’
“노랑 개구리의 노래” 는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재밌는지 세 번이나 연거푸 읽어주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건 계속 본다.
“돼지책”, “올리비아”를 봤다. 둘다 생활이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요즘 1학년 여자들이 좋아하는 건 공주시리즈다.
“종이봉지공주”, “세상에서 제일 이쁜 공주”.. 그래서 용감하고 씩씩한 공주들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나름대로 공주모습을
그리겠지만 이왕이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과정이 도움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같이보면 좋은 책-‘내가 진짜 공주’
“오리탈출소동”이란 책을 용준이가 골라 와서 같이 보았다. 오리들이 악어들의 공장에서 자기 힘으로 날게 되면서 오리구이가 되지
않고 새로운 오리나라를 만드는 내용이다. 악어들이 주는 살찌는 음식들을 거부하고 스스로 음식조절을 하면서 날 줄 모르던 오리에서
날게 되는 이야기가 너무나 흥미진진하였다 그래서 또 읽어 달라고 하면서 오리 흉내도 같이 내고 아이들과 불량음식이야기도 하였다.
어릴때일수록 몸에 좋은 음식을 입맛이 배게 하는 게 중요한데 거기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다.
노래와 책“강아지똥” 이다. 권정생님의 동화 강아지똥을 백창우님이 작곡한건데 내가 무척 좋아하는 건데 근래 권정생님이 돌아가셔서
더욱 마음가는 노래다. 강아지똥이 품은 씨앗이 민들레로 자라는 이야기로 세상에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는 이야기로
자긍심을 길러준다. 노래는 이렇다. ·나는 조그만 똥이지만 강아지똥이지만 휜둥이가 누고간 강아지 똥이지만 소달구지 지나가는
골목길 담밑 구석 자리에 놓인 못생긴 못생긴 똥이지만 그래도 내게는 꿈이 있단다 고운 꿈이 있단다 아직은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은
비밀이지만 언젠가 알게 될거야 내가 품은 씨앗 하나 샛노란 민들레로 피어나는 날 세상엔 무엇하나 쓸모없는 게 없다는 걸 나같은
강아지똥도 쓰일데가 있다는 걸..
“엄마마중”를 보다. 엄마를 기다리는 조그만 아이의 이야기다. 전차가 다니던 시절의 모습이 무척 정겹게 그려져있다. 용준이가 자주 엄마를 찾아서 위안이 되던 책이다.
*같이 보면 좋은 책-‘엄마가 올거야’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하고 “낮잠자는 집”을 같이 보았다. 늑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늑대입장에서 아기돼지를 만난
이야기다. 기존의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눈으로 보는 거라 참신하고 창의적이며 관점이 다른 편에서 다른 이와 만날 때 필요한
공감능력을 길러줄수 있어 무척 유용하다. 낮잠자는 집은 보고 또 봐도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이야기다. 비오는 날 집의 정경이
너무나 환상적으로 그려져있다. 나오는 인물과 동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세밀하게 그려져있게 배경 또한 섬세하다. 아이들과 비오는 날
나른한 오후에 잠을 같이 자고싶을 정도로 친밀한 분위기다. 이렇게 일상의 이야기가 정겹게 그려지는 그림책들이 아이들에게도 편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정서적으로좋다. 가능하면 많이 보고 들려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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