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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팡팡 8월 5주 이야기
작성자 옥동초 등록일 09.04.27 조회수 209

2007.8.27 월요일
비가 많이 왔다. 밖에 나가 놀지 못하고해서 안에서 소꿉놀이를 하다. 작은 어린이병원이다. 치과인데 접수대부터 진료실에 약방까지 있다. 예진인 접수, 혜빈인 의사, 연희는 약사고 한솔이가 환자다. 나는 한솔이 엄마다. 한솔인 학습지를 혼자서 열심히 하다가 아이들이 놀자해서 왔다. 옆에 식당도 있는 데 민기가 주인이다. 해인인 손님이다. 밥때가 되면 식당에 주문해서 먹는데 민기가 가져온 밥상이 우숩다. 포도가 냄비에 있고 국은 바나나국..등등 아이들이 상 받고서 얼마나 웃었는지, 참 재밌었다. 점심때 각자 싸온 도시락 먹고 간식으로 김치부침개를 해먹다. 비오는 날 먹는 부침개는 정말 맛있다.

2007.8.28 화요일
오전에 숙제들을 마치고 책들을 각자 보다. “중세의 못말리는 여자들”을 읽어주다. 시대별로 묶은 책인데 당시에 몇 안되는 사회활동을 했던 여성들이야기다. 철학자부터 스포츠선수, 연금술사,,등등 흥미진진하니 한솔인 내가 보고 난 뒤 바로 따라 읽다.
어제 이어서 소꿉놀이를 했는데 오늘은 미용실이다. 혜빈이가 미용사, 식당은 한솔이가 하고 혜림이와 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경혜와 혜빈(1학년)가 왔는데 개학날인줄 알고 왔단다. 그래서 아이들이 벌써 다 마치고 갔다고 우린 방과후 활동하는 거라며 장난치다.
사실을 알고 못다한 숙제를 하다가 점심때 집에 갔다. 아이들이 하교때 방학 마지막날이라
우리 집에 가서 물놀이하다 가다.

2007.8.29 수요일
개학이다. 그래서 “달라질꺼야” 라는 책을 함께 보다. 새로운 학기에 새로운 마음을 갖는 것은 중요하다. 하루하루도 늘 새로운 날이기에 새로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싶다. 아이들도 그렇게 맞이하고 지난 과오(?)에 낙인찍지말고 마냥 새롭게 시작해본다. 만남의 잔치를 열다. 감자에 치즈를 얹은거다. 치즈싫어하는 아이들과 좋아하는 아이들 것들 따로 만들다. 서로 자기가 썰겠다고 해 순서를 정해서 감자 한개씩 채 썬다. 두께가 가지가지다. 다들 후라이팬 둘레에 빙 둘러 앉아 굽고 뒤집는데 옹기종기다. 기쁘게 새학기를 맞이하는 잔치에 아이들이 신났다. 그래 우리 그렇게 하루하루를 축복처럼 맞이하자...

2007.8.30 목요일
비가 오니 “비가 온다”라는 노래를 부르다. 거기에 아이들 이름을 넣어 불러주었더니 바로 응용해서 부른다. 혜빈이가 온다 쿵쿵,,연희가 운다 잉잉... 생각나는대로 이어부르는 말놀이가 되다. 역시 기발하다.. 조금만 물꼬 터주면 봇물처럼 상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내가 절로 흥이 난다.. 그렇게 아이들과 새로운 창조의 공간을 같이 만들고 싶다. 어떻게 하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늘 그 고민에 여기저기 책을 뒤져보고 나혼자 공상에 연구하고...생각나면 그 생각 놓칠세라 메모하고 그 시간이 그런데 너무 즐겁다.. 아마 나는 어린 시절에 놀았던 그 세계가 그리운 가보다. 맘껏 상상을 펼치던 그때가 아득하다. 기분좋은 그 시절..

2007. 8.31 금요일
진영이가 도서관에서 연극할 것 고르느라 고심하면서 나에게 책 5권을 내밀다.
모두 괜찮은데 자기 역량과 현실을 고려해 2권을 권하다. 스스로 그렇게 찾는데 미덥다.
1학기땐 내가 주도를 많이 한 것 같아 2학기엔 아이들의 자발성에 맡기기로 한다. 간혹 도움을 청하면 조언하는거다. 느리게 가더라도 자기 힘으로 가는 게 더 낫다.
“멍멍 의사선생님”과 “구두장이꼬마요정”을 읽어주다. 멍멍 의사선생님은 정말 재밌어 자꾸 읽어달라는 책이다. 초롱초롱한 홍준, 홍석, 용준, 오늘부터 신은미가 재미팡팡에 왔다. 은미는 자기도 보육실한다며 눈을 반짝인다. 출석부외 아이들이 들락날락하지만 어떠랴. 모두 옥동아이들이니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같이 어울린다. 친구따라 강남간다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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