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8.20 월요일
김치볶음밥을 해먹기로 해 혜림이가 계란을 3개 가져왔는데 나에게 보여준다며 들고 오다 그만 떨어뜨렸다. 모두 깨졌다. 아쉽다.
그래서 학교 앞 수퍼에 사러 갔는데 문이 닫혀있다. 그냥 돌아와서 싸온 반찬으로 먹었다. 오후에 각자 읽고싶은 책을 보고
“슬픔을 치료해주는 비밀책”(부제: 어린이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는 이야기)과 “동물원”을 같이 보다. 아이들의 감정을 그대로
읽고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지 잘 알려준다. 어른인 내가 읽어도 도움이 될만한 방법들이 나와있어 좋다. 예를 들면 울적할 때
사과주스를 마시고 야생동물들에게 먹이를 주고 가보지못한 곳으로 먼 나들이를 가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편지쓰기와
선물을 하고 제일 좋아하는 책을 읽고 또 읽고 등등 정말 따라해 볼 것들이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들도 우울할때가 있다.
그러나 어떻게 감정을 처리해야하는지 방황한다. 생활에서 필요한 내용을 다룬 이런 이야기가 조금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2007. 8.21 화요일
아이들이 우리집에 놀러온다 해 동네마다 사는 곳이 다르니 집과 동네를 알려주는 그림그리기를 하다. 즉, 우리 동네지도그리기다.
꼼꼼하게 교회서부터 논 밭까지 그린 다음 갖가지 색깔로 칠하는 혜빈이, 크게 크게 그리다 감이 안서는 지 그냥 다 지우고 학교를
그리는 혜림이, 우린 동네 없어요하는 민기와 한솔인 학교서부터 집까지 가는 길을 열심히 그렸다. 서로 자기 동네설명들을 해주다.
하교길에 모두 걷다 돌아가며 자전거 타고 우리 집에 가서 과자를 구워먹고 마당에서 놀다 가다. 1시간 가까이 가는라 힘들었을텐테
마냥 신나듯 보였다 과자굽기가 있어서 그랬는지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때문이었는지 그래도 즐겁게 있다 가서 다행이다.
2007.8.22 수요일
속담놀이를 하다. 자기가 아는 속담을 대는 거다. 처음엔 그냥 하더니 나중에는 책보고 찾아서 하는데 옆에서 보노라니 너무
우숩다. 자신들도 처음 읽는 속담이니 보고 말하는데도 버벅거리는거다. 속담이 또 재미있으니 하면서도 낄낄거린다. 그러다 우리말
놀이하다가 영어알아맞추기를 하는데 민기가 1학년치곤 너무 잘 아는 거다. 학원다닌다해도 잘 못하는데 관심이 많은지 그쪽으로
감각이 있는가보다. 그래서 단어카드만들자하니 그것도 금방 만든다. 여름이 다 지나가니 여름노래들을 이어부르기하다. 아는 여름
노래를 다 부르는데 서로 목소리 높여 부른다. 덕분에 모두 더위도 잊고 흥이 절로 났다. 피서가 따로 없었다.
2007.8.23 목요일
혜림인 만들기 숙제한다고 온 상자들을 다 빼놓고서 요리조리 궁리중이고 혜빈인 왔다가 금방 학원갔다 온단다. 한솔이도 이것저것
만드느라 열심이고 민기는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을 찾는다. 선생님께서 내주신 건데 정말 부지런히 찾는다.
바람이 안 부니 너무 후덥지근하다. 그래서 밖의 수도가에서 머리감고 물장난을 치다가 별관 대청소하는지 문이 열려있어 샤워실로
가서 다들 시원하게 샤워하다, 난 옆에서 수건들고 망봐주다. 안에선 요란법석이다. 물이 찬지 소리지르고 물고기가 물 만난 듯이
마냥 신났다. 물소리에 씻는 소리에 듣기만해도 시원하다. 점심으론 비빔밥을 해먹고 간식으로 김치부침개를 해먹다. 요리동아리라
열심히 해먹는다. 물론 재료는 내가 준비하지만 재료 다듬고 씻고 조리하고 정리까지 아이들이 스스로 참여한다. 방학이라 느긋하게
하니 여유롭다. 아마 제일 즐거운 시간이 아닐까.. 혜빈인 요리동아리송(노래)도 만들었다.자기 핸드폰에다 입력해서 열심히
연습한다. 그 모습이 너무 이쁘다. 스스로 뭔가 만드는다는 것은 가장 창의적인 능력이 발휘되는 것이기에 그 기쁨이 클 것이다.
그 기쁜 일들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
2007. 8.24 금요일
혜림이 생일이라 특별히 팥빙수로 잔치하기로 어제부터 준비해서 만들다. 팥고물도 미리 집에서 만들어 와서 초코과자로 장식하다.
학교에 계신 분들에게 나눠드리고 맛있게 먹다. 오늘도 너무 더워서 샤워실에 들어가 한바탕 놀고 나와서 잔치를 했다. 아이들이
자기가 쓸 샴퓨며 비누며 수건과 갈아입을 옷들을 들고왔다. 필요하면 스스로 그렇게 잘 챙긴다. 뭐든 스스로 원해야 잘해 낼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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