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정석규 학생을 칭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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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지민 | 등록일 | 22.09.21 | 조회수 | 34 |
6학년 2반 교실에 터를 잡고 잘 움직이지 않아 같은 학년이라도 다른 반이면 어떤 아이들이 있는지 전혀 모르고 한참을 지냈습니다. 어쩌다 복도에서 아이들을 만나도 뭔가 낯선 덩치와 얼굴들에 교사임에도 머쓱한 인사만 주고받을 뿐 별다른 교류는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엄청난 키를 가진 한 친구와 마주쳤습니다. '와, 덩치 참 크다' 생각하며 지나가다 문득 얼굴이 궁금해 가만히 쳐다보니 그 얼굴이 너무나 순수하게 웃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그 덩치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 재미를 느꼈는데, 한번 그 존재를 알고 자꾸 마주치며 주시하다 보니 이젠 그 웃는 얼굴 자체가 하나의.. 활력소 같이 느껴집니다.
자상한, 자애로운, 친절한, 달달한 그런 교사는 아니라 그 학생에 대한 표현이 대부분 장난입니다. 괜히 한번 더 말걸고, 보드게임 벌칙으로 귀찮은 일기를 쓰도록 하고, 괜히 인사 왜 안하냐고 타박하는 것이 이젠 거의 하루의 필수 코스와 같습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을 또 늘 웃으면서 받아주고 공손하게 또 인사해 주는 그 모습이 너무나~~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습니다.
이상한 어른이 성가시게 하는 그 상황에서도 늘 웃으며 지내는 것이 참 보기 좋습니다. 수많은 인성교육들이 결과로 보여주길 바라는 이상적인 아이의 모습이 있다면 이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반 아이들에게 학교폭력 예방교육 마무리로 '칭찬합시다' 글을 쓰라고 하는 와중, 갑자기 정석규 학생이 생각나 짧게나마 글 남깁니다.
과자나 음료수같은 간식이나, 얼굴 마주하고 하는 칭찬보다도 이런 뜬금없는 글이 먼저라 조금 웃기긴 합니다. 하지만 뭔들, 계기가 중요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글 쓴 김에 석규 친구에게 음료수 하나 보내주어야겠습니다. 이 글을 혹시나 읽을 다른 아이들, 주변 선생님이 은근히 여러분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가끔' 보여지는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그 학생에 대한 이미지를 이룬다는 것도 알아주세요. 살면서 모르는 이에게 긍정적으로 생각될 수 있는 그런 생활 하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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