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칼리<멕시코>=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생각만큼 공격력이 살지 않아 대회 전까지만 해도 코칭스태프의 고민거리였던 선수가 뒤늦게 시동을 걸며 2013 세계유스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19세 이하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레프트 한성정(옥천고)의 이야기다.
김영일(대전 중앙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멕시칼리에서 열린 대회 9∼16위 순위결정전 2차전에서 핀란드를 3-1로 꺾었다.
한성정은 이날 홀로 19점을 쏟아부어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이자 한성정이 이번 대회 들어 쌓은 개인 최다 득점이다.
한성정은 이번 대회에서 주 득점원으로 꼽힌 라이트 정동근(경기대), 레프트 함형진(속초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표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대회 두 번째 경기였던 알제리전에서 11득점 한 이후 두 경기에서 10득점 아래로 떨어져 잠시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지만 이어진 프랑스와의 16강전과 터키와의 순위결정전 1차전에서 11득점씩을 하며 다시금 살아났다.
이날 활약은 더욱 두드러졌다.
상대의 날카로운 강공을 부드럽게 리시브로 받아 찬스를 엮는 한편 블로킹 하나를 포함, 중요한 순간마다 일격을 가해 핀란드의 혼을 빼놨다.
김영일 감독은 "생각했던 것보다 공격력이 터지지를 않아 국내에 있을 때 걱정을 많이 했던 선수"라며 "결국 주 득점원으로만 경기를 치러야 할 거로 예상했으나 막상 와보니 시간이 갈수록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고 한성정을 평가했다.
더불어 "한성정이 있기에 정동근 위주의 공격을 탈피해 새로운 루트를 찾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성정은 "감독님의 지시대로 하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을 향한 칭찬에 손사래를 치더니 "세터가 잘 올려줘서 점수를 쌓아왔던 것"이라고 겸손을 떨었다.
그러면서도 "원래는 공격보다 블로킹에 더 자신이 있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갈수록 공격이 잘되는 것 같다"며 "리시브도 오늘 경기가 가장 나았다"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은 8일 같은 장소에서 9∼10위 자리를 놓고 벨기에와 대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그리고 한성정은 벨기에전에서 몸을 불사를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왕 16강에서 밀려 순위결정전으로 내려온 만큼 내일은 반드시 이겨서 9위하고 싶다"며 "벨기에전에서는 잘하기보다는 팀에 도움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07 17: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