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월 0일 0요일 날씨:☁(유난히 먹구름)
제목: 아내가 간지 벌써 100일
그날 왠지 운수가 좋다했네, 나같은 모질란 것들이 한꺼번에 운수 좋은 것을 눈여겨 보고 조심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는데......
그 렇게 먹고 싶다는 설렁탕을 사가지고 갔더니만 내 아내는 벌써 이 세상사람이 아닌 것을 보면 나 같은 모질란 것을 만나 고생만 하고 호강 한번 시켜주지 못하고 보낸 내 아내 때문에 난 손이 부들부들 떨려 정신착란 증세가 나타나고 있는걸 아네는 알까?
가 끔 아내가 하얀 옷을 입고 나에게 ‘잘들어오셧소, 오늘 힘들지 않으셨어요?’하는 찬란 증세에 난 가짜아내인 것을 알면서 신혼초의 모습처럼 곱게 아내에게 답변하곤해. 몇마디 대화를 못나눴는데 스르르 없어지는 아내의 모습에 내 눈가에는눈물이 또르르 내려오지.
아내가 떠난지 벌써 100일 째다.
그때 가난한 살림에 병이나 걸렸다고 구박하던 내 모습에 목매달아 죽고 싶은 심정이야. 몇 번이나 자살결심을 했지만 그 옆에서 목 놓아 우는 아이 때문에 쉬워지지 않더군.
아 내가 아프다고 할때 병원에 한번이래도 대리고 갈껄...빛이라도 져서 병원에 대려갔어야 했어... 아니 아내가 '오늘만 나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달라고 할때‘ 그때 나가지 말고 아내 옆에 있었더라면.........죽어가는 아내의 손을 한번이라도 만져주었을텐데......
내가 처음 아내를 본 것은 광화문 앞에서 비싼 옷은 아니어도 하얀 불라우스에 노란치마와 검은 구두를 긴고가던 세련된 아가씨였지..... 얼마나 도도해 보였던지 아내에게 다가가기 힘들었어. 난 그리 그때 당당하지 못했거든..
그때 날씨는 매우 좋았어. 아니 아마 아내 때문에 해가 반짝 떳다고 생각한거일지도...
오늘부턴 아내을 닮은 우리 자식을 잘 키워볼라고, 당신한테 약속할려고 처음이자 마지막인 일기를 쓰는것다.
오늘부터 새 삶을 살으려고...
다음생에도 못나지만 날 선택해주시요. 그땐 정말 좋은 남편이 되어 요번생 못한거 까지 해주고 싶어요
위에서 날 응원해줘...
못난 당신 남편을....
to똥백꽃의‘나’(주인공)에게
안녕? 난 너와 다른 2005년에 살고 있는 여중생이야.
소 설을 보니 너의 무뚝뚝함과 점순이의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에 읽으면서 내 가슴을 가끔씩 주먹으로 쳐야했지만 아마도 점순인 그런 너의 남자같은 모습에 반한것이 아닐까 했어. 점순이의 이상형은 무뚝뚝한 남성미가 철철 흐르는 너였나봐.
하지만 점순이의 마음을 안 이상 조금은 바꿔보도록해줘. 가끔은 니가 먼저 점순이를 위해 뭔가를 해주길바래. 여자애들은 작은 일에도 속상하고 슬퍼하거든. 물론 나도 그래. 속이 좁다고는 생각하진 말아줘. 점순이가 맘고생 했을걸 생각하니 왠지 마음이 아퍼.
그래도 점순이는 씩씩하고 당당했다고 생각해.
그 래. 니 마음도 이해가 안 가는건 아니야. 여자애들 마음 알기는 정말 어렵거든 거기에 너같이 무뚝뚝한 아이가 점순이의 방황적인 행동은 매우 당황스럽고 화도 났겠지. 당연한 너희 행동이었을꺼야. 하지만 좀 더 깊이 생각했다면 어쩌면 알 수도 있었을거야. 월래 좋아하는 사람에게 못살게 군다고 한다잖아. 니가 점순이를 좀더 귀엽게 봐주길 바래.
그래도 아마 점순이가 너의 첫사랑이겠지???
남자들은 첫사랑을 못 잊는데. 남자들은 첫사랑을 가슴에 묻는다나 뭐래나..
소설 속엔 그 다음이야기가 안 나와서 모르겠지만 사실 점순이와 너의 그 다음 애기가 너무 궁금해.
청년과 처녀가 돼서도 헤어지지 않았을까. 아니면 서로 다른곳으로 이사를 갔을까.아니면 결혼에 골인했을까. 슬픈 엔딩인지 해피엔딩인지 몰르지만 아마 작가가 우리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엔딩의 끝을 상상에 맏겼나봐.
너희들의 사랑애기는 아주 유치하면서도 순수한거 같아. 유치하다는 말에 나쁘게 생각하진 말아줘. 자연스럽다고 표현해야 할지 아님 너무 소극적이었다고 해야 할지 몰라 그렇게 표현했어.
노란 동백꽃속에 파묻혔을 때의 느낌을 사실 모르지만 너가 사는 그 곳은 이쁜 꽃밭들이 많은가봐. 강원도라곤 알고 있는데 거긴 눈도 많이 온다고하더라. 눈속에 파묻히는 것도 색다른 느낌일거야
주인공아.
언젠간 나도 강원도에 갈 일이있어 간다면 그때 너가 바람에게 귀틈좀 해서 너와 점순이가 파붙혔던 동백꽃이 있던 꽃밭의 길을 알려줘. 나도 가보고 싶으니깐...
안녕~
점순이에게 안부 전해줘. 물론 점순이는 날 모르지만 참 귀여웠다고 말해줘.
그럼....
2005년 8월의 여름 당신이 모르는 여중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