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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감상의 기초 - 명암의 효과
작성자 이준한 등록일 17.01.24 조회수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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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빛 에너지를 통해 사물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밝고 어두운 차이인 명암의 대비를 통해 선이나 형태를 구체적으로 지각할 수 있습니다. 지금 화면의 글을 읽을 수 있는 것도 흰 바탕과 대비되는 어두운 형태의 글자를 구별함으로써 가능한 것입니다. 회화에서 명암은 색채와 함께 형태와 입체감, 공간감 그리고 정서를 표현하는 중요한 조형적 요소입니다. 시각예술에서 조명과 명암, 색채는 서로 분리하기 어렵고 상호 연관된 설명이 요구되는 영역이지만 이 글은 평면회화의 명암 효과에 한정하여 전개합니다.

 

 

 

명도대비


아래 그림에서 순차적으로 어두워지는 7개의 회색 면들은 서로 인접한 면들과 저명도 대비를 이루고 있습니다. 사각면 안에 있는 회색 원들은 모두가 동일한 명도를 가지고 있음에도 배경에 따라 순차적으로 밝아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여줍니다. 명도대비의 흥미로운 착시현상입니다. 그림에서는 무채색의 7단계를 보여주지만 흰색과 검정 사이에는 무한대라고 할 수 있는 명도 단계가 존재합니다. 명도 차이가 큰 대비에서는 강렬함, 경쾌함, 활동성 등이 느껴지고 명도 차이가 작으면 편안함, 고요함, 부드러움이 느껴집니다.

 

 

 

 

명암과 색채


흰색, 회색, 검정색 단계의 무채색 뿐 만 아니라 모든 색채는 고유의 명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순수한 노랑은 밝은 회색에 해당하는 고명도 색상이며 빨강은 어두운 회색에 해당하는 저명도 색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사실을 재현하는 화가들은 선으로 형태를 그린 후에 색채를 더해 대상의 입체감을 표현합니다. 이 때 화가는 색상 선택에 앞서 이미 입체감 형성에 필요한 대상의 명암관계를 파악했을 것입니다. 표현 대상의 밝고 어두운 정도에 따라 색상의 명도나 채도를 조절하여 점진적 단계로 칠해 나갈때 입체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색채를 통해 명암의 강약을 조절하여 정서적인 변화를 시도하기도 합니다. 입체표현을 위해 사용하는 색채는 명암과 상호작용을 하지만, 색채의 효과보다 명암대비에 의한 화면 효과를 우선하여 작품을 분석해 보는 것도 매우 유용한 감상의 방법입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농장의 뜰]은 정원의 꽃들을 다양한 색채로 표현한 아름답고 화려한 그림입니다. 앞마당에 이렇게 풍성한 꽃들을 가꾸며 계절을 느끼고 수많은 걸작을 남긴 클림트는 정말 행복한 화가임에 틀림없습니다. 또한 전원의 자연적 삶을 꿈꾸는 수많은 현대인들의 꿈이기도 하겠지요. 그러나 그 꿈을 잠시 미루고 다시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멋지고 화려한 이 그림을 모노톤의 화면으로 전환해 대조해 보면 다양한 색채들이 각각 어떤 명도에 해당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해바라기 노란 꽃은 흰색보다 명도가 낮고 화면 좌측 붉은색 꽃과 보라색 꽃들은 녹색과 명도가 비슷하여 크게 구분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연필 같은 단색 재료를 사용해 색채가 다양한 물체에 입체감을 부여할 때 흔히 겪는 어려움 중 하나가 색채를 어떤 명도로 결정하여 칠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녹색 바탕에 빨간 꽃은 비슷한 명도로 인해 크게 구별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흑백 그림에서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두 색채 중 하나를 선택적으로 밝게 하거나 어둡게 하는 인위적인 명도 대비를 활용해야 합니다. 이는 미술공부 중 소묘를 통하여 익히는 표현방법 중 하나입니다. 소묘의 유용성에 관해 논란이 많지만 여전히 유효한 미술공부 방법이겠지요?

 

 

 

명암과 입체


광원으로부터 빛을 받는 입체 구조물은 면의 각도나 색채, 질감 등에 따라 밝고 어두운 차이를 드러냅니다. 이러한 각 면의 명암 차이는 입체적 표현을 가능케 하는 핵심적 요소입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선으로 그려진 드로잉 형태에 입체감을 부여하기 위해 점진적인 명암 단계를 사용했습니다. 이 기법을 이탈리아어의 빛과 어둠이라는 단어를 합성하여 키아로스쿠로(chiaroscuro)라고 합니다. 명암의 점진적 표현은 그림공부의 기초로 소묘를 공부할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제는 너무 일반적인 기법이지만 당시에는 수많은 화가들이 사물의 입체감 재현을 위해 많은 연구 끝에 얻어낸 성과였습니다. 유사 이래 오늘까지 계속되는 미술의 발전이 그리 쉽게 얻어진 것만은 아니겠지요. 이렇게 2차원 평면 캔버스에 3차원의 현실 세계를 재현하는 일루젼의 효과는 화면 속에 존재하는 대상의 입체감과 깊이를 형성하는 공간감을 통해 완성되었던 것입니다.

 

 

 

주변의 사물은 물론이고 우리가 생활하는 실내의 천정과 벽면을 관찰하면 조명에 따라 대체로 명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명도차이는 우리가 공간을 지각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빛의 성격과 강약에 의해서도 입체감의 분위기가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확산되는 조명과 강하고 직진성이 강한 조명은 대상의 입체감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는 조건이 됩니다. 구름에 해가 가리고 비가 오는 날의 풍경은 명암의 대비가 작아 대체로 평면적이며 단조롭고, 구름이 고르게 확산시키는 광선이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반면, 햇살이 강한 맑은 날 풍경은 강한 명암대비와 직진성의 빛에 의해 더욱 입체적이고 예리하며 생동감이 느껴지게 됩니다.

 

 

 

 

회화에서의 명암과 입체효과


아래 반 고흐의 연필 자화상은 입체감 보다는 섬세한 형태에 비중을 두고 거친 선에 의해 작가의 불안정하고 예민한 분위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미술을 공부한 반 고흐의 드로잉을 대하면 그의 놀랍도록 예리한 관찰력과 섬세한 표현 능력을 인정하며 감탄하게 됩니다. 또한 그의 수많은 드로잉은 열정적인 노력이 함께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합니다.


콜비츠의 목탄 자화상은 강한 명암대비를 통해 풍부한 입체감을 드러내며 지친 듯 어두운 정서를 보여줍니다. 명암단계가 점진적이고 대비가 강할수록 입체감이 강조됨을 알 수 있습니다. 목탄은 연필에 비해 세부적인 표현은 어렵지만 부드러운 질감과 진하고 풍부한 명암대비를 표현하기에 알맞은 재료로 입체감을 강조하는 드로잉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드라마틱한 조명 효과의 대가인 렘브란트의 자화상은 어두운 배경에 스포트라이트가 떨어지는 집중 조명과 부분적인 후광 효과를 통해 강렬한 명암의 대비를 보여줍니다. 그 결과 매우 강한 입체감이 형성되는데 흔히 렘브란트 조명이라 일컬어지는 이러한 조명 효과는 사진이나 영화, 무대연출에서도 활용되며 대상의 입체감을 강조하고 극적인 긴장감의 효과를 나타냅니다.


에곤 쉴레의 [자화상](부분)은 선과 색채에 의한 평면적인 화면으로 배경과 인물의 구성에서는 명암대비를 활용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인물의 입체감 표현과는 다른 형식을 보여줍니다. 사실재현의 표현에서는 인위적인 외곽선을 사용하지 않지만 쉴레의 그림에서는 드로잉을 하듯 선에 의한 묘사가 입체감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회화가 자연스런 조명과 명암의 대비를 통해 사실적인 입체감을 추구해 왔다면 사진 발명 이후 많은 화가들은 사실 재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다양한 회화적 표현양식을 선보이며 전통적인 입체표현이나 고유색, 공간표현 등에서 벗어나기 사직했습니다. 두 자화상 모두 작가의 내밀한 세계를 엿볼 수 있지만 입체적 효과에 있어서는 확연히 다른 표현형식으로 구분됩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미술의 역사상 위대한 노대가의 중후함과 젊은 천재의 재기 넘치는 표현을 자화상을 통해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어느 작가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지요?

 

 

 

 

회화에서의 명암패턴


우리는 회화 작품을 감상할 때 형태와 입체, 명암, 색채, 질감 등 많은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지각하기 때문에 특정 요소만을 기준으로 분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화면에서 드러나는 명암의 특성과 효과에 관해 주목해 파악해 본다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화면 전체가 밝거나 어둡거나에 관계없이 명암의 차이가 작거나 한정될 수록 절제되고 차분한 분위기를 나타냅니다. 반면 화면에서 명암의 차이가 클수록 긴장감이나 역동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화가들은 화면 전체 혹은 부분에 명암의 차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원하는 정서를 이끌어 냅니다. 물론 이러한 명암의 차이에 의해 기본적으로 조성되는 분위기는 형태나 색채에 의해 전혀 다르게 변환될 수 있습니다.


신인상주의 대표 화가인 쇠라의 [그랑자트에서 바라 본 세느강]은 점묘기법을 통해 찬란한 빛과 영롱한 색채의 어우러짐으로 강변의 풍경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빛의 스펙트럼과 색채의 가산혼합을 연구하고 회화표현의 양식으로 발전시켰던 쇠라는 사물의 명료한 형태나 입체감, 공간감 보다 빛과 색채의 조화에서 오는 감흥에 우선하여 저명도 대비의 밝고 화사하며 평면적인 화면 구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부분)에서는 떨리듯 빛을 방사하는 별과 휘감아 도는 대기의 움직임, 전경의 나무와 멀리 보이는 시가지 등이 강한 명암대비를 이루어 끊임없이 생동하는 밤의 분위기와 작가의 격정적인 내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뭉크의 석판화 [질투]에서는 사랑하지만 함께 할 수 없는 여인에 대한 예민하고 불안한 작가의 내면을 어둠에 갇힌듯 한 표현으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좌우로 나누어지는 밝고 어두운 화면의 대조와 내부에서 다시 부분적으로 대비되는 명암에 의해 고뇌와 긴장감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신화나 성서의 이야기를 테마로 많은 작품을 남긴 카라바조의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부분)에서는 부분적으로 강한 조명을 받은 다윗을 단순하고 어두운 배경과 대비시켰습니다. 대상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극적 분위기가 돋보입니다. 골리앗의 목을 들고 당당하게 서있는 다윗의 모습은 어둠과 악을 물리친 빛과 선의 승리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영웅 표현의 고전 회화형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명암의 대조에 의한 화면효과


화가들은 화면을 구성할 때 명암의 대비를 적절히 활용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 부분에 집중을 유발하거나, 특정 부분을 강조해 시선의 흐름을 유도하기도 합니다. 에드가 드가의 [파간스의 연주를 듣고 있는 드가 아버지]에서는 두 인물의 두상과 기타 부분에 강한 명암 대비를 적용하여 강조하고 자연스럽게 시선의 흐름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에곤 쉴레의 그림 [어머니의 죽음](부분)에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분되는 극단적인 명암 대조의 화면구성입니다. 죽어가는 어머니와 새로운 생명의 상징인 자궁 속 태아와 같은 아이, 그리고 그 인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아이를 감싸 안은 어머니의 손이 모성을 통한 삶과 죽음의 고뇌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쉴레의 놀랍도록 감각적이고 대담한 화면구성, 극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 걸작입니다.

 

 

 

 

명암과 공간


명암의 대비는 기본적으로 입체감 표현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지만 공간 표현에도 효율적으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화면 안에서 명암의 차이가 큰 부분은 시각적인 자극을 유발하여 가까운 곳에 위치한 효과를 나타내고 명암의 차이가 작은 부분은 상대적으로 멀리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이것은 공간감이 필요한 풍경화에서 전경과 원경의 거리감을 표현하는데 사용되는 명암대조의 효과입니다.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안개 낀 바다의 방랑자]에서는 화면 가까이 있는 어두운 바위와 인물은 밝은 파도와 대비되어 강한 명암 차이를 보이고(고명도 대비), 뒤 쪽 작은 바위와 바다는 중간 정도의 대비를 이루며 (중명도 대비), 가장 멀리 보이는 육지의 풍경은 점진적으로 밝아져 하늘과(저명도 대비) 연결됩니다. 이렇게 전경의 인물에서 중경의 바다와 원경의 산은 명도대비의 차이에 의해 자연스럽게 거리감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화면에 깊이를 느끼게 하는 공간의 환영을 만들게 됩니다. 또한 거리가 멀어질수록 형태는 초점을 잃어가며 흐릿해지고 색채도 빛이 바래듯 회색조의 저채도로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를 공기 원근법이라 하며 사실적인 풍경화에서 공간의 깊이를 표현하는데 기법으로 흔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면 속 고독하고 신비스럽게 느껴지는 귀족적 풍모의 남자는 장엄한 바다 앞에 서서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지나온 인생의 상처 아니면 새로운 희망과 의욕일까요? 여러분의 더 많은 추측과 상상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에드가 드가의 [압생트]는 싸구려 독주 압생트를 앞에 두고 침울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여인과 무심히 담배를 피우는 남자를 통해 불편한 분위기와 생기를 잃어버린 듯한 두 사람의 관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감상자들에게 또 다시 다양한 상상을 요구하는 흥미로운 분위기의 그림입니다. 화면에서 가장 강한 명암의 차이는 화면 맨 뒤의 남자와 여인의 주변에서 형성되는데 화면이 가장 먼 거리에 가장 큰 명도 대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프리드리히의 그림과 상반되는 명도 대비의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러운 공간감이 형성되는 가장 큰 이유는 거리에 따라 점진적으로 크기가 변하는 탁자를 통한 투시법이 활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회화에서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명암 대비에 의한 진출과 후퇴의 효과와 공간감 형성도 다른 요소들과 결합하면 다양한 변화가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빛의 방향에 따른 입체와 정서


빛의 강도는 물론이고 방향에 따라 입체감의 정도에 차이를 나타내는데 정면에서 비추어지는 대상을 평면적이며 단조롭게 보이게 하고 적절한 각도의 측면에 비추어지는 빛은 입체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또 사물의 후면이나 아래에서 위로 비추어지는 빛은 일반적으로 볼 수 없었던 특이한 형태와 입체감을 표현하고 독특한 정서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에드가 드가의 [장갑을 낀 여가수]는 그가 자주 출입하던 카페의 무대에서 각광을 받으며 열창하는 가수의 모습을 근접촬영을 하듯 생동감 있게 표현한 그림입니다. 검은 장갑과 목도리, 머리 뒤의 검은 베경은 화면 전체에서 가장 명도대비를 이루며 화면을 활기차게 만드는 요소인데 아래에서 위로 비추어지는 조명이 무대의 분위기를 잘 전해주고 있습니다.

 

 

명도대비에 의한 구성적 표현


에곤 쉴레의 작품들에서는 명암대비에 의한 입체감을 찾을 수 없는 반면 물체의 형태를 결정하고 설명하는 윤곽선과 명암대비, 강렬한 색채사용의 특징을 엿볼 수 있는데 [뉴렌바흐의 작가 침대]는 그의 색채는 물론 명도대비 의한 평면적 표현으로 구성적 즐거움을 주는 작품입니다. 화면에서 빨간색의 의자와 함께 침대의 검은 옆면은 밝은 바닥과 강한 명도 대비를 이루며 이 부분을 시작으로 시선은 원형을 그리 듯 모서리 부분 명도대비가 이루어지는 부분들을 타고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선과 면에 의한 기하학적 구성으로 절대적인 조형의 질서를 추구했던 신조형주의 작가 피에트 몬드리안의 [노랑, 파랑. 빨강의 구성]은 절제된 최소한의 색채와 수직. 수평선에 의한 구성을 보여주는데 화면을 분할하는 검은 선과 색면들은 서로 강한 명암대비를 이루며 치밀하게 짜여진 이성적 조형의 질서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명도대비를 가장 극명하게 활용하는 장르는 판화입니다. 뛰어나 드로잉 작가이자 판화작가인 케테 콜비츠는 전쟁의 고통과 가난하고 억압받는 민중의 삶을 주제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그녀의 판화 2점을 통해 조형적 요소로서의 명암과 삶 속에 존재하는 명암의 극명한 대비를 느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어머니들]은 죽음 앞에 내몰린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감싸 안고 공포에 떨고 있고 [실업]은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실업의 고통을 가족의 표정을 통해 극명하게 보여주는 걸작입니다. 색채를 사용하지 않아도 명도대비의 효과적인 활동은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표현이 가능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오늘의 미술' 코너, http://navercast.naver.com/art/theme/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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