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2004년부터 꾸준히 발행되고 있는 알맹이 그림책 시리즈의 일흔 세 번째 이야기는 [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이다. 이 그림책은 2018년 11월 프랑스 마르세유에 있는 오바뉴 거리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한다. 지어진 지 100년이 넘은 낡은 빌딩 두 채가 무너져내려 무려 8명의 목숨을 앗아간 일이라고 한다. 라파엘르 프리에르 작가가 이 일을 기억하기 위해 [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하여 슬픈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콜롱빈의 이야기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예쁜 마을을 배경으로 초록색 스쿠터를 타고 있는 유제니 할머니 곁에 얌전히 앉아있는 '반려 닭'이 바로 콜롱빈이다. 오바뉴 거리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운영하는 유제니 할머니의 식당! 시장에서 도망쳐 나온 암탉 한 마리가 식당 안으로 우연히 들어오게 되었는데, 할머니는 이 닭이 하늘에서 뚝 떨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림책의 제목도 [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유제니 할머니는 닭에게 콜롱빈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함께 지내게 된다. 어느 날 콜롱빈을 집에 두고 출근했다가 집에 돌아온 할머니는 시름시름 앓고 있는 콜롱빈을 보게 되고, 그 길로 식당 문을 닫은 채 휴가를 떠나게 된다. 일주일 동안 유제니 할머니와 멋진 휴가를 다녀온 콜롱빈은 다시 윤기 있는 털과 건강을 되찾게 되고, 할머니에게 멋진 금빛 달걀로 보답한다. 금빛 달걀로 정말 맛있는 레시피를 생각해 낸 할머니는 준비가 된 손님에게만 맛있는 요리를 대접하려고 한다. 때마침 천진난만한 소년이 금빛 달걀을 맛볼 수 있는 손님이 되고, 사람들은 언젠가 꼭 그 맛을 느껴봐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작고 하찮은 암탉이라고 생각하는 보통의 사람들과 달리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우연히 찾아온 콜롱빈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유제니 할머니를 통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림책 속에서 아름답게 그려진 오바뉴 거리에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다는게 안타까웠다. 오바뉴 거리의 사연을 알고나니 그림책 속 쨍한 색감의 삽화들이 오바뉴 거리의 비극을 더 강렬하게 기억되도록 하는 것 같다. 오바뉴 거리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노동자와 이민자를 기리고, 콜롱빈을 기꺼이 자신의 가족으로 맞은 유제니 할머니의 모습들을 보며 깊이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하늘에서 내려온 콜롱빈] 그림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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