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26이소정-'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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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소정 | 등록일 | 10.09.05 | 조회수 | 376 |
[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를 읽고 ... 이 책은 수의사인 다케타즈 미노루가 1년여동안의 야생동물의 삶들을 월별로 적은 제목그대로『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이다. 가깝지만 바다 건너 있는 일본의 자연이야기이니만큼 전에 가 본 경험이 있는 큐슈 지방 이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이 책은 홋카이도의 동북부에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처음 책을 폈을때 페이지 윗부분에 4월 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한 해의 시작은 1월인데 왜 4월부터 적혀있는지 의문이었지만 11월달쯤을 읽었을때부터 그 이유를 알 것같았다. 달력이 나타내는 한 해의 시작은 1월이지만 계절로 느끼자면 새 생명들이 한창 깨어나는 꽃샘추위도 그럭저럭 가신 4월이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에서의 ‘시작’에 제격인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1년동안의 이야기 이지만 실로 이 책은 작가의 40여년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설명들도 다양하고 선명한 사진들이 동물원에서도 보지못했던 다양한 동물들을 직접 보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책에 있는 사진들을 보면서 계속 느낀거지만 매일 보는 새라고는 비둘기나 까치 참새가 전부인 내게 검은딱새 ,북오색딱따구리 , 오목눈이 같은 작고 귀여운 새들의 사진들은 평소 새들을 좋아하던 내게 참 신기했다. 내 새끼손톱보다도 작을 것 같은 조그만 부리로 스스로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간다는 게 대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자연이나 야생동물의 이야기를 다룬책에서 빠지지않는 단골내용이 있다하면 역시 인간들의 이기적인 행동들일것이다. ‘대부분의 야생동물들은 사육동물과는 달리 강인하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경쟁에서 목숨을 읽고 마니까. 그래서 사람 손에 들려 우리 집 현관을 들어올 때는 벌써 야생의 삶을 포기한 상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교통사고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냄새도 못맡으며 식욕도 전혀없어 결국 발작을 일으키다 죽어버린 새끼여우의 이야기이다.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에 인간이 치여죽으면 함께 슬퍼하는 이들이 있고 이들을 기리기 위한 식도 열리지만 야생동물들에게 있어선 그저 ‘죽음’일 뿐이다. 어쩌다 무리나 가족이 함께 있어 죽는 순간에 옆에 있어 줄 수는 있어도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썩거나 다른 동물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초등학교때 학교가 골목을 많이 지나쳐야 하는 길이라서 차에 치여 죽은 고양이나 새들의 시체를 자주 볼 수 있었다. 그 중 차에 완전히 깔리고 짓눌려서 아스팔트 위의 껌딱지 처럼 붙어버린 고양이의 시체는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몇날 몇일을 붙어있었는데 그 코너길이 마침 식당이었다. 식당주인아저씨가 아무래도 손님들이 불쾌해할까봐 억지로 떼어내긴 했지만 정말 처참했었다. 이 책에는 형제곰들이 강가에서 쓰레기를 가지고 노는 사진도 있다. 그저 사진으로만 봐선 재밌고 귀엽지만 바다거북들이 바다에 버려진 비닐들을 해파리로 착각하여 먹었다가 죽어가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있어서 이 사진이 그저 웃어 넘기기에는 의미가 있는 사진같았다. ‘그저 곰 세 마리의 우스운 장난이었지만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곰들의 행동은 마치 사람이라는 동물의 한 종이 끊임없이 자연을 더럽히며 만들어낸 문명에 항의하는 시위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인상적이었던 사진에 덧붙여진 작가의 말이다. 이렇게 안타까운 사진들이 있는가 하면 겨울을 준비하기위해 눈은 반쯤 감긴채로 계속 먹어대는 다람쥐.한없이 펼쳐진 2월의 눈밭에서 교미를 하고있는 붉은여우의 사진도 있다. 이런 사진들을 보면 인간들에게 끊임없이 당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삶의 방식으로 번식을 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동물들이야 말로 이 세계의 진정한 주인이 아닐까. 유난히 더웠던 이번 여름. 입추가 훨씬 지났지만 아직도 더위는 우리를 불쾌하게 한다.지구온난화를 온몸으로 느끼게 했던 여름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살게 해주는 자연을 파괴하고 개발하여 스스로 그 피해를 입지만 동물들은 자연과 동고동락함으로써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얻는다. 편안한 삶만을 추구해 일어나고있는 역효과를 외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과거 자연과 함께했던 조상들과 지금 이 지구상에서 우리와 같이 발을 붙이고 있는 동물들에게서 해결책을 얻어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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